미국 정부가 대만의 반도체 기업 TSMC(타이완 반도체 제조 회사)의 중국 난징 공장에 대한 장비 반입을 불허했다. 이는 미국의 반도체 산업에 국한된 중요한 변화로, TSMC는 오는 12월 31일부터 효력이 상실되는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지위를 통보받았다. 이 VEU 제도는 미국 정부의 사전 승인을 받은 기업들에 대해 특정 품목의 수출을 포괄적으로 허용하는 시스템으로, TSMC는 작년 10월부터 이 지위를 통해 대중국 수출 통제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장비를 비교적 자유롭게 수입해왔다.
이러한 결정은 미국 상무부가 이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에 대한 VEU 지위를 지난달 29일 철회한 이후 추가로 이루어졌다. 두 기업은 내년부터는 특정 반도체 장비를 중국으로 반입할 때마다 미국 정부에 개별적으로 허가를 신청해야 한다. TSMC는 이 발표 당시에는 재작업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번에 그 리스트에 포함된 것이 확인되었다.
TSMC는 성명을 통해 “미국 정부로부터 VEU 철회 통보를 받았다”며 “현재 상황을 평가하고 미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난징 공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 인해 TSMC의 중국 내 생산능력에는 일정한 제한이 생기게 되며, 향후 전략적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 통신은 TSMC의 생산 규모가 삼성과 SK하이닉스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겪는 충격이 더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중국 내에서 상당한 생산 비율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들은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 강화로 인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이러한 상황은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부의 이번 결정은 중국과의 경쟁 심화 및 반도체 기술의 전략적 중요성을 반영하는 동시에, 반도체 공급망의 복잡성을 더욱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은 자국의 반도체 산업 보호를 강화하며 중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왔다. TSMC의 경우, 중국 내 공장에서의 장비 반입 금지가 주요 사업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할 상황에 접어들게 되었다.
한편, 이러한 수출 통제 조치는 전세계 반도체 공급망과 산업 구조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며, 향후 관련 기업들은 운영 전략을 재조정해야 할 필요성이 커질 전망이다. TSMC뿐만 아니라, 다른 반도체 기업들도 아시아 지역에서의 생산능력과 지배력을 강화하기 위한 대안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