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래에셋그룹이 국내 4위 디지털 자산 거래소인 코빗을 인수하기로 했다. 이번 인수는 국내 암호화폐 시장의 경쟁 구도에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2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최근 코빗의 최대주주인 NXC와 2대 주주 SK플래닛과 대부분의 지분을 인수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하였다. 코빗은 NXC가 60.5%, SK플래닛이 3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거래 규모는 1000억~1400억원 수준으로 전망된다.
인수를 주관하는 것은 미래에셋 지배구조의 정점에 위치한 미래에셋컨설팅으로, 이는 금융계열사가 아니라는 점에서 ‘금융-가상자산 분리’ 원칙에 어긋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2017년부터 시행되는 금융-가상자산 분리에 따라 금융 사업자가 가상자산 관련 사업에 참여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이번 인수는 이를 어느 정도 회피하는 형식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기업들이 디지털 자산과 전통 자산의 경계를 넘나들며 성장하는 상황 속에서, 미래에셋그룹은 코빗 인수를 통해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 간의 융합을 한층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글로벌 기업들이 스테이블코인 등을 통해 두 영역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가운데, 미래에셋그룹도 이에 발맞춰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편, 최근 투자자들의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가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매일경제가 진행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9월까지 블록체인을 통해 해외 거래소로 유출된 자금 규모는 약 124조3000억원(86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가 계속될 경우, 2025년에는 총 160조원이 해외로 이동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이는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주식 매수액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수치로, 가상자산 업계에서는 한국의 엄격한 규제가 국내 자금을 해외로 유인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미래에셋그룹의 코빗 인수는 이러한 경향 속에서 국내 투자환경을 개선할 수 있는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현행 규제가 지속된다면 자금 유출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어, 향후 한국의 가상자산 시장을 둘러싼 규제 환경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인수로 인해 미래에셋그룹은 향후 디지털 자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금융-가상자산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