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은 미국과의 무역 전쟁이 격화됨에 따라 중앙아시아와의 경제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국영 기업들이 미국의 수입 대체와 수출 경로 변경에 나서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러시아보다 중국을 더 바라보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유니스 샤리플리 중국 글로벌 사우스 프로젝트 연구원은 “무역전쟁은 중국이 중앙아시아 국가들과의 경제 협력을 심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수출 경로 다변화, 지역 연결 프로젝트 참여 확대, 인프라에 대한 투자 확대를 강조했다.
중국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등 다섯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주요 무역 파트너 및 외국인 투자자로 자리 잡았다. 이 지역은 중국의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의 중요한 관문으로 여겨지며, 베이징은 2023년 중앙아시아 지도자들과의 첫 대면 정상 회담을 개최하고 양국 간 투자 및 무역 인프라 확대에 대한 약속을 했다. 미국은 중앙아시아에 대한 영향력을 증대시키려는 노력을 기울였지만, 그 결과가 미미하다는 지적도 있다. 커티스 칭, 미들킨 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중앙아시아는 너무 적은 미국의 주목을 받고 있는 다양성이 있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중앙아시아 간의 양자 무역은 최근 몇 년 동안 꾸준히 증가하여 지난해에는 948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중앙아시아의 미국과의 무역 40억 달러를 훨씬 초과하는 숫자다. 중국의 주요 수출 품목은 기계, 전자제품, 제조업 제품, 차량이며, 중앙아시아는 자연자원, 주요 광물 및 농산물을 공급하는 “상호 보완적인 무역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아직 양국 간의 거래 총액은 미국과 중국 간의 5824억 달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중앙아시아의 카자흐스탄은 지난해 중국과의 무역에서 438억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2030년까지 연간 400억 달러의 거래 목표를 초과 달성했다. 그 뒤를 이어 키르기스스탄(227억 달러), 우즈베키스탄(138억 달러), 투르크메니스탄(106억 달러), 타지키스탄(38.6억 달러) 순이었다. 특히 키르기스스탄은 지난해 중국에 대한 수출이 30배 증가하며, 2030년까지 450억 달러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중국은 미국의 고율 관세에 대한 보복으로 에너지와 농산물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있으며, 우즈베키스탄 등 중앙아시아 국가에서의 면화 수입 증가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중앙아시아 시장에 대한 중국의 투자는 주로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으로 향하고 있으며, 전기차와 같은 재생 에너지 프로젝트에도 확대되고 있다. 중국의 전기차 제조업체 BYD는 지난달 카자흐스탄으로 진출했다.
중국은 COVID-19 팬데믹 이후 에너지 공급의 증가와 함께 중앙아시아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한편,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국제 제재로 인해 그동안 중앙아시아에서 우세를 보였던 힘이 약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며, 이는 러시아와의 거리를 두려는 전략으로 해석될 수 있다.
중앙아시아 국가들은 앞으로 더욱더 중국을 향해 눈을 돌리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는 경제적 필요에 따라 점점 더 강화되는 관계를 의미하며, 전문가들은 이 지역의 변화가 앞으로의 세계 경제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