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골자로 한 ‘3차 상법개정안’의 수정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할 경우 일부 기업들이 외국인 주식 보유 지분 제한과의 충돌 문제로 인해 법률 위반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특히, KT와 같은 통신기업들이 자사주를 소각할 경우 외국인 지분율이 법적 상한선인 49%를 초과할 수 있어, 이와 관련된 제도 보완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의 이정문 민주당 의원은 자사주 소각 시에 외국인의 주식 보유 지분 제한 등의 법률에 위반될 경우, ‘1년 이내 소각 의무’를 면제하는 내용을 담은 수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이 의원은 이달 내로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기존의 3차 상법개정안은 기업이 자사주를 취득한 후 1년 안에 소각해야 하며, 법 시행일부터 18개월 이내에 기존 자사주도 소각해야 한다는 규정을 포함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KT와 같은 통신사업자는 전기통신사업법에 명시된 외국인 지분 한도 규제를 위반할 위험이 커진다. 현재 KT의 외국인 지분율은 49%로 이미 법적 한도에 도달해 있으며, 자사주 비율이 4.34%인 상황에서 자사주를 소각하면 총 발행주식 수가 감소해 외국인 지분율이 51.2%로 증가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 주주는 의결권 행사에 제한을 받게 되고, 6개월 이내에 지분율을 49% 이하로 조정하라는 시정명령을 받게 된다.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자사주 소각을 통해 외국인 지분 비율을 조정하는 기존의 방법이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자사주 소각을 의무화하는 3차 상법개정안과 전기통신사업법 간의 근본적인 충돌 상황을 낳게 된다. KT와 같은 업체 외에도 SK텔레콤, LG유플러스 등 기간산업에 속한 다른 기업들도 유사한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
리더스인덱스의 분석에 따르면, 자사주를 보유한 기업 수는 2022년 1601곳에서 2024년 말 1666곳으로 증가하고, 자사주 소각 기업도 같은 기간 49곳에서 142곳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자사주 소각 의무화가 시행될 경우 이에 따른 충돌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이에 대한상공회의소는 최근 민주당에 우려사항을 전달했으며, 당 정책위원회에서도 보완 방안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민주당은 당초 법안을 지난해 말까지 통과시킬 계획이었으나, 정치적 이슈로 인해 지연되고 있다.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법안이 계류 중인 만큼, 당 지도부는 우선적으로 처리할 법안을 선정하는 상황이다.
이정문 의원은 “자사주 소각은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유용한 수단이지만, 현행법은 외국인 지분 제한과 충돌해 의도치 않은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에 대한 보완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소각이 다른 법률상 지분 제한을 위반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법적 정비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향후 기업들이 자사주 소각에 나서기 어려워질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