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최근 4700만 달러(약 652억 3,000만 원)에 달하는 테더(USDT)를 동결한 사실을 공식 발표하였다. 동결된 자금은 신종 사기 범죄인 ‘피그 부처링(pig butchering)’과 관련이 있으며,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의 수사기관, 체이널리시스(Chainalysis),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와의 협력을 통해 추적 및 조치가 이뤄졌다.
피그 부처링은 몇 달에 걸쳐 피해자와 신뢰 관계를 쌓아가며, 최종적으로 가짜 투자 플랫폼에 자금을 예치하도록 유도하는 고도화된 금융 사기 방식이다. 리처드 텡(Richard Teng) 바이낸스 CEO는 이번 작전을 올 한 해 가장 큰 암호화폐 범죄 단속 중 하나로 평하며, 사기꾼들이 피해자의 자산을 여러 지갑과 통합 주소를 이용해 숨겨둔 후, 5개 주요 지갑으로 자금을 집중시켰다고 밝혔다. 이들 지갑에는 총 4700만 달러 상당의 USDT가 보관되어 있었으며, 당국은 이를 지난 6월에 선제적으로 동결하여 추가 피해를 방지했다.
이번 단속은 단순히 사기 자산을 동결한 것에 그치지 않고, 글로벌 거래소인 바이낸스가 미국의 규제 환경에 점차 적응하고 있다는 중요한 전략적 흐름을 보여준다. 바이낸스는 최근 코인베이스(Coinbase), 리플(XRP)와 협력하여 블록체인 업계의 도난 자산을 실시간으로 추적하고 차단할 수 있는 ‘비콘 네트워크’를 출범한 바 있다. 이는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가 해외 플랫폼에 대한 미국 내 접근성을 검토하고 있는 시점과 맞물려, 더욱 의미 있게 작용할 것이다.
리처드 텡 CEO는 “이번 성과는 민간과 공공의 협력이 어떻게 글로벌 사기를 저지하고 사용자 보호에 기여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앞으로도 보다 안전한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바이낸스는 이번 사건을 통해 글로벌 규제 기관과의 협력 사례를 들며, 자사의 신뢰 회복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알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대응이 미국 이용자들에게 바이낸스US뿐만 아니라 기타 글로벌 플랫폼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처럼 바이낸스의 지속적인 노력과 협업은 암호화폐 거래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