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이낸스의 최고경영자(CEO) 리처드 텐(Richard Teng)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이 연루된 암호화폐 기업의 스테이블코인 선정 과정에 바이낸스가 개입했다는 주장들을 전면적으로 부인했다. 그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일가가 설립한 월드리버티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USD1’이 아부다비 기반의 투자사 MGX의 20억 달러 규모 투자 거래에 사용된 것은 전적으로 MGX의 결정임을 강조했다. 텐 CEO는 “USD1을 MGX가 신규 전략 투자에 사용할 것이라고 결정한 것은 전적으로 MGX의 판단이며, 우리는 이에 관여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이러한 해명은 최근 논란이 된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낸스 창립자 창펑 자오(Changpeng Zhao, CZ)에 대해 사면을 단행한 이후 불거진 정치적 반사이익 의혹과 관련이 있다. CZ는 이전에 미국 당국의 자금세탁방지법 위반 혐의로 43억 달러에 달하는 금액으로 합의하고 유죄를 인정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면 이후 인터뷰에서 “CZ를 잘 모른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법무부가 부당한 기소를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MGX가 바이낸스에 대한 20억 달러 투자 발표는 지난 3월에 이루어졌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아들 에릭 트럼프가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의 공동 창립자로 관련 거래에 참여하며, 이 거래가 USD1을 통해 정산될 것이라는 발언이 나오면서, 트럼프 일가가 직접적인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정치와 경제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정경유착 및 ‘사면 거래(pardon-for-pay)’ 의혹까지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바이낸스와 트럼프 일가의 관계에 대한 의혹은 과거에도 다루어진 바 있다. 블룸버그는 7월, 바이낸스가 USD1의 일부 코드 개발에 참여했다는 취지의 보도를 냈으며, 이에 대해 자오 전 CEO는 명예훼손 소송을 준비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리처드 텐 CEO는 바이낸스의 독립성과 거래 투명성을 강조하며 의혹을 일축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의 연관성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암호화폐 기업과 정치 권력 간의 유착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이번 논란은 암호화폐 산업에서의 ‘거버넌스 투명성’ 문제를 다시 한번 조명하게 만들고 있다.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바이낸스는 보다 투명한 운영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필요성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