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에 갇히면 해외로 떠난다”…투자자들 베트남 ETF에 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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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베트남 증시가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1일부터 26일 사이 ACE 베트남 VN30(합성) 상장지수펀드(ETF)에 개인 투자자들이 순매수한 금액은 약 38억 원에 달하며, 이는 거의 4개월 만에 이루어진 순매수다. 지난 4월, 미국의 관세 발표로 ETF 가격이 크게 내린 이후 개인 투자자들은 한 달 동안 19억 원을 순매수한 바 있다. 이후 베트남 ETF의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며 5월부터 7월까지는 차익 실현을 위한 순매도가 이어졌다.

하지만 8월 들어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는 가운데, 베트남 증시는 꾸준히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다시 해외로 눈을 돌리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호찌민 VN지수는 1667.63으로 마감하며, 3개월 전에 비해 무려 25.15% 상승했다.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초에는 베트남 증시가 1300선에서 박스권에 갇혔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베트남 증시의 상승 배경으로는 올해 상반기 경제 성장률이 7.52%로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점이 주효했으며, 정부의 전방위적인 경제 부양책이 큰 역할을 했다. 공공 투자 확대, 법인세 인하, 부동산 규제 완화, 금융 접근성 제고 등의 정책이 경제 성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더불어 미국과의 무역 협상이 성과를 보이며 대미 수출 관세가 46%에서 20%로 대폭 축소된 점도 증시 활황의 주원인으로 해석된다.

VN30지수는 대체로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이 은행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어 안정성을 지니며, 최근 5년 동안 평균 12.8%의 상승률을 보였다. 예를 들어, 호찌민 거래소의 시가총액 1위인 뱅크 포 포린 트레이드 오브 베트남(VCB)와 베트남개발은행(BID), 베트남테크콤은행(TCB) 등이 시가총액 상위 기업들이다. 또한 VCB의 시가총액이 약 577조 동인 반면, 2위 빈그룹(VIC)은 516조 동, 3위 빈홈스(VHM)는 422조 동으로, 특정 기업에 종속되지 않는 장점이 있다.

특히 FTSE 러셀이 베트남 증시를 프런티어 마켓에서 신흥국 시장으로 승격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2018년부터 베트남은 신흥국 관찰대상국으로 지정되어 결제 주기 단축 및 외국인 투자자 계좌 개설 간소화 등 제도 개선이 이루어졌다. 이로 인해 올해 상반기 베트남 증시에 유입된 외국인 직접 투자 금액은 215억 달러로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는 베트남 증시가 승격 기대감이 고조되는 9월과 10월 간 단기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며, 최근의 급등세로 인해 누적된 피로감을 고려할 때 조정 가능성도 신경 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미국, 중국, 일본 시장과 비교할 때 국내 투자자들의 베트남 증시에 대한 관심이 여전히 낮은 상태로, 현재 KOSPI에 상장된 ETF 중에서는 ACE 베트남 VN30(합성)이 유일한 점도 참고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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