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주식 시장이 박스권에 갇혀있지만, 투자자들은 여전히 대형 뷰티주를 중심으로 단기 매매를 통해 수익을 추구하고 있다. 이러한 단타 투자 문화는 한국 증시의 높은 회전율을 가져오며, 이로 인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현상이 부각되고 있다.
4일 코스콤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코스피200 종목 중에서 에이피알이 41%의 높은 상장주식 회전율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같은 기간 한국거래소 기준으로 평균 회전율인 10.97%의 세 배가 넘는 수치로, 주식 거래가 활발한 것임을 나타낸다. 이러한 높은 회전율은 단기 매매가 빈번하다는 의미로 해석되며, 에이피알은 올해 2분기 호실적을 바탕으로 주가가 급등한 후 조정 국면을 거쳐 다시 반등하는 등 큰 변동성을 보이며 단기 차익을 노린 매매가 집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역시 각각 33.62%와 31.36%의 회전율로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이들 두 회사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발표한 후 주가가 급락했으나, 이후 경영권 분쟁과 인도 시장 진출 등의 요소로 인해 다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한편, 뷰티 섹터 외에도 신주인수권부사채(BW) 청약의 여파로 하방 압력을 받고 있는 엘앤에프(36.8%)와 원전 테마에 따라 주가가 크게 변동하는 한전기술(33.82%)이 각각 2위와 3위를 차지해 메모리할 만한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전반적으로, 올해 한국 증시의 상장주식 회전율은 미국의 S&P500에 속하는 종목들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보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코스피 200 및 코스닥150의 시가총액 회전율은 각각 73.15%와 169.52%에 달하며, 이는 대형 우량주로 구성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의 평균 23.71%와는 상극을 이루는 수치이다.
학계에서는 이러한 한국의 단기 투자 문화가 지속적인 저평가를 초래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높은 변동성에 따라 주식을 사고파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기업의 장기 성장 가능성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한다는 판단이다. 김현석, 서정원, 최서원이 작성한 논문에서는 한국시장이 매매회전율 3위, 가치 관련성 51위에 그쳤다는 분석을 통해 이 같은 현상을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한국 증시에 뿌리내린 단기 매매 문화가 정책의 일관성 부족과 수출 중심의 산업 구조에 기인한다고 분석하고 있다. 정책의 갑작스러운 변화와 외부 요인에 따른 기업 실적의 불안정성 덕분에 투자자들이 장기 투자를 꺼리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투자자들은 장기 투자 쪽으로 나아가서 실패한 경험을 토대로 단타매매를 선호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향은 결국 한국 주식 시장의 특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