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함에 따라, 국내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시장에서 관련 레버리지 상품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9일까지 서학개미들은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 셰어스(SOXL)를 약 1억8074만 달러(약 2512억원)어치 매입했다. SOXL은 엔비디아, AMD, 브로드컴 등 주요 반도체 기업의 주가를 일일 수익률의 3배로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다.
브로드컴이 3분기 실적 발표 후 주가가 하루 만에 9.41% 급등하면서 반도체 주식 시장에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매수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서학개미는 엔비디아 주십억 원어치 순매수하며, 총 순매수액 순위에서 2위에 올랐다.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팔란티어, 비트마인 이머션 테크놀로지스(BMNR), 크리도 테크놀로지 그룹 홀딩(CRDO)도 포함됐다. BMNR은 가상화폐 채굴 장비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로, 이더리움(ETH)을 207만 개 보유하고 있어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캐시 우드의 아크인베스트로부터 상당한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CRDO는 데이터 센터 관련 반도체 장비 제조사로, 인공지능(AI) 붐으로 인해 2분기 매출이 274% 폭증하며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다.
반면, 순매도 상위 종목으로는 아이온큐가(-5623만 달러)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으며, 애플과 테슬라도 타격을 입었다. 아이온큐는 양자컴퓨터 개발 기업으로, 창립자인 김정상 교수의 인지도가 높지만 최근 양자컴퓨팅 시장에 대한 관심이 감소하면서 주가 부진이 이어졌다. 애플은 AI 기능이 뒤떨어진다는 비판에 직면했으며, 테슬라는 미국에서 역대 최저 점유율을 기록하는 등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레버리지 ETF에 대한 대규모 매수는 반도체 주식들이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주요 요인이다. 앞으로도 반도체 및 AI 시장의 동향에 따라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