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이 미국과의 반도체 관세 합의를 성공적으로 타결한 가운데, 한국 정부도 대만과 유사한 수준의 관세 혜택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적용 조건과 범위에 대해서는 미국과의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산업통상부는 최근 한미 관세협상에서의 ‘불리하지 않게(no less favorable)’ 조항을 근거로 들어, 한국이 대만과 유사한 수준의 관세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만큼, 정부와 산업계는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특히, 한국이 대만과의 관세 혜택을 비교할 수 있는 근거는 지난해 11월에 발표된 한미 관세협상의 공동설명 자료인 조인트팩트시트에 명시되어 있다. 이 문서에는 한국의 반도체 및 반도체 제조장비에 적용될 잠재적인 관세 조건이 대만과 동등한 수준에서 설정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런 조항은 한국이 대만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처우를 받지 않도록 할 수 있는 강력한 근거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국과 대만은 모두 미국 시장에 비중 있는 파트너국으로, 대만은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 73%, 한국은 메모리 시장에서 63%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의 메모리 칩은 미국에서 대만 TSMC에서 생산된 AI 반도체와 함께 패키징되어 판매되는 구조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한국의 메모리 반도체가 대만을 우회하여 미국으로의 수출이 이루어지는 만큼,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라 두 국의 반도체 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대만과의 합의 세부 내용을 면밀히 분석하고, 업계와의 소통을 통해 협상에서 실제로 어떻게 적용될지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확보할 예정이다. 실제로 미국 대만 간 무역합의에 따르면, 대만 기업이 미국에 반도체 생산시설을 새로 건설하는 경우, 생산능력의 2.5배까지 관세를 면제받도록 되어 있다. 이는 각국의 반도체 생산능력을 인정해주는 효과적인 방법으로, 한국도 비슷한 기준을 요구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와 같은 생산능력의 정의가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생산능력을 ‘월간 웨이퍼 투입량’으로 산정할지, 인치별 기준으로 정할지, 심지어 반도체 제조장비의 포함 여부에 따라 기업별로 다르게 적용될 수 있는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기술적 측면에서 합의가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한국 경쟁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할 시점이다.
결론적으로, 한국 정부는 최대한 신속하게 미국과 협상에 나 서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으며, 이번 협상이 한국 반도체 산업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길 기대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미 간 무역합의에서 한국이 대만과 동일한 조건을 받을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협의하겠다”라고 다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