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율 관세 정책으로 인해 향후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분기 S&P500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음에도 불구하고 버크셔는 현금을 계속 보유하면서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는 신중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는 11분기 연속으로 주식 순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현금 보유액은 3441억 달러에 달해 사상 최대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2분기 순이익은 123억7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303억 달러(주당 2만1122달러)에서 크게 감소했으며, 크래프트 하인즈 지분에서 발생한 38억 달러의 손실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만성 부진을 겪고 있는 크래프트 하인즈는 식료품 부문 분사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버크셔 소속 임원들이 이사회에서 사임하기도 했다.
전반적인 영업 이익은 전년 대비 4% 감소한 111억6000만 달러로 나타났다. 보험 부문 수익이 감소했지만, 비보험 계열사들은 오히려 전년 대비 이익이 증가했다. 버핏 회장은 영업이익을 통해 회사의 체질을 잘 보여줄 수 있다고 강조해왔다. 회계 규정에 따라 버크셔는 미실현 이익을 순이익에 반영해야 하므로, 주가 변동이 분기별 순이익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버크셔는 실적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및 관세 정책으로 인한 긴장이 상반기 동안 급격히 증가했다고 지적하며, 이러한 정책이 자회사 대부분의 영업 및 주식 투자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막대한 현금 보유는 인수합병에 대한 여력을 제공하지만, 매력적인 투자 기회를 찾기 어려운 현실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버크셔의 자사주 매입은 4분기 연속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주가가 사상 최고치에서 10% 이상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버핏 회장은 자사주 매입을 하지 않고 있으며, 내재가치보다 위탁 투자 가격이 낮아질 때만 매입을 고려한다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CFRA 리서치의 애널리스트는 부진한 실적 속에서 자사주 매입이 없다는 사실은 투자자에게 긍정적인 신호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올해 상반기에 버크셔는 45억 달러어치를 매각하며 11개 분기 연속 순매도 행진을 이어갔다. 주요 보유 종목으로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애플, 뱅크오브아메리카, 코카콜라, 셰브런 등이 있으며, 세부 포트폴리오는 이달 말에 공개될 예정이다. 이 실적 발표는 버핏 회장이 2025년 말에 CEO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나온 것이다. 차기 CEO로는 비보험 부문 부회장 그레그 아벨이 취임할 예정이며, 버핏 회장은 이사회 의장직을 유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