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벼락 733번에 응급실 환자 급증…’뇌우 천식’ 위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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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하룻밤 사이에 733건의 낙뢰가 발생한 후, 다음 날 응급실에는 기침과 호흡곤란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대거 몰렸다. 이 현상은 ‘뇌우 천식(Thunderstorm asthma)’으로 알려진 특수한 형태의 천식 발작에 기인한 것으로, 비구름 속의 알레르기 유발 물질이 벼락과 습기, 강한 바람의 영향을 받아 미세한 입자로 쪼개지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9일 밤 베이징 전역에 강력한 천둥과 비가 쏟아졌고, 주민들은 마치 카메라 플래시가 연속으로 터지는 것 같은 밝은 불빛을 목격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많은 주민들이 호흡곤란을 앓고 병원에 몰렸다. 특히 천식 진단을 받은 적이 없는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주목된다.

뇌우 천식은 1983년 영국 버밍엄에서 처음 보고된 이후 활발한 연구가 이어져 왔으며, 최근 ‘알레르기 및 임상 면역학 저널’의 연구에 따르면, 계절성 알레르기를 가진 조사 대상 228명 중 144명(약 65%)이 뇌우 천식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꽃가루는 코 안에 있는 털에 의해 걸러지지만, 미세한 입자는 폐 깊숙이 흡입되어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실제로 베이징에서 병원을 찾은 환자 중 상당수는 기존에 천식 진단을 받은 적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 알레르기성 비염이나 결막염 앓던 이들 사이에서도 호흡곤란 증상이 빈발했으며, 한 남성은 “아이가 자다가 갑자기 숨을 헐떡여서 급히 병원에 갔는데, 응급실이 비슷한 증상을 가진 환자들로 북새통을 이뤘다”고 말했다.

뇌우 천식은 예방이 중요하며, 이번 사건은 대규모 피해를 초래할 수 있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2016년 호주 멜버른에서는 뇌우 직후 9000명 이상이 병원으로 몰리며 최소 8명이 사망하는 비극적인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의학계 전문가들은 천식 환자뿐만 아니라 꽃가루 알레르기나 알레르기성 비염 환자 또한 고위험군으로 분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천둥번개가 동반된 날씨에는 외출을 자제하고, 창문을 닫아 실내로 알레르기 물질이 유입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뇌우 천식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비상에 대비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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