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이 세인트루이스 방산 공장에서 진행중인 노조 파업에 대응하기 위해 영구 대체 인력을 채용하기로 했다. 이는 경영진의 협상보다는 신규 인력 확보를 통해 노사 갈등을 한층 격화시키겠다는 방침으로 해석된다.
현지 시간으로 4일, 로이터통신과 CNBC에 따르면 보잉 디펜스는 직원들에게 발송한 메시지를 통해 “제조 인력의 영구 대체 절차를 시작했다”며 고객 지원을 위한 인력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어 9월 16일에 채용 박람회를 열어 신규 제조직을 선발할 예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대체 인력 채용 조치는 국제기계공·항공노조(IAM) 837지부 소속 조합원 3200명이 회사의 단체협약안을 부결한 후 발생한 파업에 대한 대응으로 시작되었다. 당시 조합원 67%가 반대표를 던지며 4년 계약안이 무산됐다. 보잉은 파업 이후에도 비노조 직원을 투입해 생산을 이어가고 있지만, 일부 프로그램의 진행이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 회사측은 “기존 제안에서 소폭의 조정은 가능하지만 큰 폭의 양보는 없을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IAM 조합원들은 이러한 결정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IAM의 브라이언 브라이언트 국제위원장은 “보잉이 숙련된 노동자와 협상하기보다는 대체 인력을 채용하겠다는 것은 경영 실패를 고집하는 것”이라며 비판했다. 그는 보잉이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잉이 제안했던 협상안은 ▲임금 20% 인상 ▲임금 상승 속도 단축 ▲휴가 및 병가 확대 ▲5000 달러 계약금 지급 등이 포함되어 있었으나, 조합원들이 이를 거부하자 계약비는 철회되었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보고서에 따르면 보잉의 인상안이 적용된다면 IAM 837지부 근로자들의 연봉이 7만5000달러(약 1억원)에서 10만2000달러(약 1억4000만원)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싱턴 및 오리건주에 위치한 다른 지부는 7주간의 파업 끝에 임금 38% 인상과 1만2000달러 계약금을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잉이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있는 비노조 직원들에게 동일한 계약금을 지급함으로써, 세인트루이스 노조원들 사이에서 “차별 대우”라는 불만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댄 길리안 보잉 부사장은 신규 채용 인력이 기존 직원들과 동일한 훈련과 자격 인증을 받을 것이라고 강조하며, 보안 승인 절차가 포함된 직무도 있다고 설명했다. IAM 837 지부의 톰 보엘링 위원장은 보안 승인을 받는 데 약 6개월이 소요된다고 전했지만, 보잉 측은 보안 승인 직무 채용 여부나 소요 기간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