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새로운 회계기준인 IFRS17 도입 후 끊이지 않고 제기된 보험사들의 실적 부풀리기 문제에 대해 규제안을 제시했다. 이번 규제의 주요 내용은 무·저해지 상품에 대한 회계처리 기준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무·저해지 상품이란 가입자가 중도 해지 시 환급금이 없거나 적은 보험상품으로, 일반 보험상품에 비해 보험료가 저렴한 특징이 있다. 이러한 상품에 대해 일반 보험상품보다 더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예정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4일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제4차 보험개혁회의를 열고, 무·저해지 상품의 위험액 산출 방식을 변경하는 방안을 논의하였다. 이 회의에는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학계, 연구·개발기관, 보험협회 및 주요 보험사 관계자들이 참석하였다. 새로운 방안의 핵심은 보험사의 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을 산출할 때 무·저해지 상품의 위험을 더 많이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이 규정은 올해 연말 결산부터 적용된다.
현재 많은 보험사들은 무·저해지 상품의 해지율을 지나치게 높게 예측하고, 이는 보험계약 마진을 과대계상하게 만든다. 과거에는 보험사들이 소비자들의 보험료를 부채로 인식했지만, 무·저해지 상품에서는 가입자가 중도 해지 시 보험료 환급 의무가 없어 그때까지 받은 보험료를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런 방식은 단기적 실적 개선을 우려케 하며, 보험사들이 무·저해지 상품을 적극적으로 출시하게 만들었다.
당국은 결국 무·저해지 상품의 해지율 기준을 일반 보험 상품과 다르게 설정하기로 결정했다. 무·저해지 상품에서 해지율을 40% 감안한 위험액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해지율이 과도하게 높게 설정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다. 이러한 변화는 보험사들이 불합리한 사업비 집행을 자제하도록 유도하며, 향후 사업비 한도를 초과할 경우 제재를 받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규제 변화에 당황감을 나타내며, 금융당국의 조치가 맥락이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당국의 규제가 보험사에게 실적을 줄이라고 압박하면서 동시에 그들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유도하는 것에 대한 불만이 얘기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연말 배당 시즌을 앞두고 보험주가 안정성을 유지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지율 가정변경에 대한 우려가 이미 주가에 반영되어 있으며, 관련 주식들의 하락세가 상당히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종합적으로 살펴보면, 새로운 회계기준 도입 이후 보험사들의 실적 부풀리기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금융당국이 긴급히 개입한 상황이다. 앞으로의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들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이와 함께 보험업계와 금융당국 간의 파트너십이 중요해질 순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