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미국에서 자신의 부모를 총으로 살해한 메넨데스 형제 중 동생 에릭 메넨데스(53)가 가석방 심사에서 거부당했다. 캘리포니아 가석방 심사위원회는 21일(현지시간) 에릭의 가석방을 ‘공공 안전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불허한다고 발표했다. 에릭은 지난 5월 재심에서 ‘가석방 없는 종신형’에서 ’50년 이상 종신형’으로 감형되어 가석방 자격을 가지게 되었으나, 이번 심사로 인해 향후 3년간 가석방이 불가능하게 되었다.
메넨데스 형제는 1989년 21세와 18세의 나이로, 로스앤젤레스의 자택에서 아버지 호세 메넨데스와 어머니 키티 메넨데스를 살해한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사건 당시 아버지 호세는 RCA 레코드를 역임한 고위 임원이었으며, 두 형제는 부유한 가정의 자녀였던 만큼 사건은 큰 사회적 충격을 안겼다. 이들은 배심원 재판에서 유죄로 판단받았고,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가석방 심사에서 에릭은 자신의 어린 시절과 범행 당시의 상황, 그리고 교도소에서의 변화를 자세히 이야기했다. 하지만 심사위원은 에릭의 교도소 내 행동을 문제 삼았다. 특히 그는 마약 밀반입, 휴대전화 사용, 과거 폭력 사건 등 여러 규칙 위반 사례가 지적되었으며, 심사위원은 “에릭 메넨데스는 모범수로 지낸 적이 없다”며 그가 교도소 내에서 보여준 행동이 가석방을 위한 신뢰를 저버렸다고 말했다.
형제는 범행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아버지로부터 성적 학대를 받았다고 주장하며, 부모가 그들을 살해할까 두려움에 범행이 저질러졌다고 밝혔다. 반면 검찰은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형제들이 부모의 재산을 노리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주장을 내세웠다. 형제의 친척들은 그들이 이미 35년을 복역했으며, 사회에 진 빚을 갚았다며 가석방을 간절히 원하고 있다.
이 사건은 1996년 재판이 끝난 이후에도 여러 다큐멘터리와 드라마를 통해 반복적으로 다루어져 왔으며, 최근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괴물: 메넨데스 형제 이야기’로 인해 다시 한 번 대중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한편, 형 라일 메넨데스(56)에 대한 가석방 심사는 22일에 진행될 예정이다. 이 사건은 범죄의 중대성과 법적 절차, 그리고 개인의 도덕적 정체성이 뒤얽힌 복잡한 논란을 낳고 있으며, 사회적 의미와 저널리즘적 가치가 한층 더 부각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