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정상이 모인 기념식, 비서방 국가 연대의 상징으로 떠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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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80회 전승절 기념 열병식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나란히 서는 모습이 세계에 생중계되었다. 이 장면은 비서방 국가들 간의 결속을 강조하고,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도전하려는 의도를 드러내는 상징적 행위로 해석되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러한 연출은 과거를 기념하는 것을 넘어 미래의 세계 질서 재편을 암시하는 신냉전 구도의 예고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번 기념식은 중국이 미국과 서방 세계에 대한 대안을 모색하고, 전략적으로 고립된 국가들을 결속시키려는 주도적인 노력의 일환으로 주목받고 있다. CNN은 이들의 동선이 서로의 외교적, 군사적 궤도에서 이탈할 생각이 없음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것이라고 보도하였다. 로이터 역시 이 세 나라의 나란히 선 모습이 비서방 국가들의 연대를 강조하는 장면이라고 평가했다.

AFP는 이러한 역사적 만남이 66년 만에 이루어진 중대한 사건으로, 이는 신냉전 시기를 연상시키며 향후 비서방 국가 간의 협력이 더욱 강해질 것임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가디언 또한 이 공동 등장이 인상적이라고 하며, 중국이 비서방 국가들의 정상들 앞에서 첨단 무기를 공개한 것도 주목할만한 점이라고 언급했다.

이번 기념식에는 서방 국가 정상들이 거의 전무했으며,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일으킨 러시아에 대한 간접 지원을 의식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서방 국가들이 중국의 대러 지지에 불만을 가지면서 G7 정상들이 푸틴과 함께 행사에 참가하는 것을 꺼렸다며, 미국과 중국 간의 대립이 격화되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설명하였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다자 정상 회의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북한과 중국, 러시아 간의 밀착된 협력이 보여진 것이기도 하다. 이는 김정은이 미국 동맹국들 사이에서 권위주의 국가들의 결속에 대한 우려를 증폭시키는 효과를 낳고 있다. 또한, 이번 행사에 26개국의 글로벌 사우스 정상들이 참석하여 중국이 이러한 국가들의 대표로 자리매김하려는 의도를 반영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중·러 삼각 연합은 단순히 이념적 결속을 넘어서는 실용적 협력이기 때문에 그 한계가 존재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이 세 국가 간의 관계가 ‘반미 연대’임은 분명하나, 실제로는 결정적인 공동 방위 조약이나 신뢰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구조가 결여되어 있다고 진단하였다. 이처럼 각국의 정치적 우선순위가 다르기 때문에 실제 위기 상황에서 서로를 방어할 강제력이 부족할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번 전승절 기념 열병식은 단순한 과거 기념이 아닌 향후 비서방 국가 연대로의 결속을 암시하는 정치적 메시지로 해석되며, 미국 중심의 세계 질서에 도전하는 새로운 국면을 조망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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