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러시아에 대한 추가 파병을 통해 최대 28조 원에 달하는 막대한 수익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는 북한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40조 원의 약 70%에 해당하며, 북한 경제 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를 암시하고 있다. 북한은 기존 1만5000명의 파병군 규모를 두 배로 늘려 3만명으로 확대하며, 이로 인해 연간 1조4000억 원의 추가 수익을 창출할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러시아 쿠루스크 지역의 복구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 파견 및 재래식 포탄과 대포 등의 무기 판매 수익을 포함하면 총 28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 금액은 북한이 연간 식량으로 기준을 잡았을 경우 6년치에 상당한다.
북한의 새로운 수익 구조는 기존의 불법적인 방법과는 차별화된 것이다. 과거 북한은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 해킹, 마약 거래, 무기 밀매 등의 방식으로 외화를 조달하였지만, 이러한 방식은 암시장이나 국제 범죄조직과의 연결로 인해 상당한 리스크가 따랐다. 반면, 이번 러시아와의 파병 및 무기 수출은 공식적인 상호 원조 조약 아래 진행되므로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수익을 보장한다. 게다가 러시아 정부는 자국민 징집 대신 훨씬 저렴한 비용으로 북한을 통해 전력을 추가 확보할 수 있어 신속한 지급이 이루어지고 있다.
북한의 대외 경제 의존 구조에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과거에 비해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감소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북한과 중국의 무역 규모는 연간 33조 원으로 GDP의 대다수를 차지했으나, 코로나19 이후 이 무역 규모는 20조 원대 초반으로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북한 내부에서도 중국 의존도가 지나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으며, 이는 북한이 중국과의 교역에서 제한을 두기 시작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최근 동중국해에서의 권력 변화로 인한 북한의 대러 교역 비중은 급격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는 북한의 사상 최초 대러 교역이 대중 무역의 3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던 과거와는 상반된 현상이다.
그러나 현재의 대러 교역 확대는 우크라이나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얽혀 있어 전후 상황에 따라 지속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북한과 러시아 모두 원자재를 중국에 의존하는 구조이기에 양국 간 교역할 품목이 제한적임은 분명하다. 따라서 전쟁이 종료된 이후 러시아가 북한의 제1 교역국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은 낮다고 볼 수 있다.
북한의 대러 경제 의존도 증가로 인해 중국의 통제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점 역시 주목할 만한 사항이다. 과거 중국은 북한에 대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며 한반도 문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지만, 북러 밀착으로 인해 이에 대한 독점적 통제력이 점차 감소하고 있다. 중국은 이러한 북러 관계에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이유는 북한 또는 러시아와의 관계 악화가 중국의 국제적 고립을 심화시킬 것이라는 우려에서 기인한다. 특히 현재 미국과 서방 국가들에 대한 대결 구도에서 북중러 측의 연대는 핵심적 요인이기에 중국으로서는 이 관계에 과도하게 개입하기 어려운 상황에 있다.
결과적으로 북한의 대러 의존도 심화는 동북아 정세에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한반도 문제는 그동안 미국과 중국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전개되어 왔지만, 이제 러시아는 동북아의 새로운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하고 있다. 동북아 문제에 대한 발언권이 커진 러시아는 북한과의 밀착을 통해 자신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미국의 전략적 부담을 더욱 증가시킬 것이다. 북한과 러시아 간의 관계 강화는 이제 한반도를 포함한 글로벌 안보 환경에도 중대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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