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 달 동안 코스피 지수는 19% 상승해 4000선을 돌파했지만, 상장사의 57%는 주가 하락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주가가 하락한 종목이 더 많은 이유는 대형주 중심의 시장 상승이 전반적인 지수 상승과는 달리 광범위한 투자자에게 실질적인 이익으로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현상은 대형주들의 높은 상승률로 인한 양극화가 심화된 결과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2일부터 현재까지 958개의 코스피 종목 중 380개만이 상승세를 보였으며, 이는 전체의 39.67%에 불과하다. 반면 545개 종목이 하락하며, 하락 종목의 비율은 전체의 56.9%에 달했다. 이 통계에서 볼 수 있듯이, 대형주가 시장을 이끌어가는 동안 소형주와 중형주에 대한 투자자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은 상황이다.
특히 SK하이닉스(62.78%), 삼성SDI(65.44%), 효성중공업(66.33%)과 같이 시가총액이 큰 대형주의 경우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하면서 지수 상승에 크게 기여했다. 물론, 삼성전자 등 상위 시가총액 종목 다수가 20% 이상 상승했다는 점은 긍정적 요소로 작용했으나, 나머지 업종의 부진은 시장 전체의 균형을 무너트렸다.
내수 중심의 식품, 통신 및 의류주는 최근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특히 코스피 음식료·담배 지수는 지난 한 달간 3.33% 하락했으며, 이는 고환율 및 소비 침체 우려로 인해 더욱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SK텔레콤에서 발생한 해킹 사태는 통신주 주가에 또 다른 부담을 주며 더욱 불안정을 가중시켰다.
과거에 비해 벨류업 수혜주로 주목받았던 통신주들이 해킹 사건과 배당소득 분리과세 추진으로 인해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는 반면, 전기전자 지수는 여전히 바이오 및 2차전지 등의 업종과 함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대형주의 상승도 단기적인 차익 실현 압력에 직면해 있다.
최근 코스피는 다시 하락세를 보이며 4121.74에 마감되었다. 시가총액 10위권 내에서는 KB금융을 제외한 모든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으며, 이로 인해 대형주 지수의 하락폭이 중형주 및 소형주 지수보다 더 크게 나타났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하락은 주도주에서 소외된 업종으로의 수급 이동을 나타내며, 외국인 매도세를 자극하지 않고 환율이 안정된다면 코스피 4600선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이와 같이 대형주 주도 랠리에 따른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는 현재 상황은 많은 개인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있으며, 시장 전반의 건강성을 고려할 때 위험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의 시장 흐름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