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에서 반정부 시위 확산…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사면 추진에 대한 항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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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서 쿠데타 모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사면 가능성을 두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22일 연합뉴스는 AP통신 등을 인용해 브라질 하원에서 의원들에 대한 면책 특권을 강화하고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사면을 가능하게 하는 법안이 통과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이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고 보도했다.

특히, 브라질 여당인 노동당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오늘 전국적으로 시민들이 거리로 나오고 쿠데타를 일으킨 이들의 사면에 반대한다”고 전했다. 이날 시위는 수도 브라질리아를 포함해 상파울루, 리우데자네이루, 사우바도르, 벨렝 등 주요 도시에서 진행되었으며, 1960∼1980년대 군사 독재 시절 예술계 검열에 저항했던 저명한 인물들도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하원은 현역 의원들에 대한 형사소송이나 체포를 거의 불가능하게 만드는 헌법 개정안과 함께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및 그의 측근, 선거 불복 폭동에 연루된 자들의 사면을 가능케 하는 법안을 가결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군 장교 출신으로, 지난 2022년 10월의 대선 이후 룰라 대통령 암살을 비롯한 쿠데타 계획으로 기소되었고, 2023년 1월 8일에는 대규모 선거 불복 폭동을 부추겼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 폭동에 연루된 1,000여 명의 폭도 대다수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지지자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런 혼란 속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소속된 자유당은 의회 내 보수파를 포섭해 선거 불복 폭동 관련 전과자들의 사면 추진 법안을 신속 처리 안건으로 부쳐 통과시켰다. 자유당은 그 결정이 “부당하게 억압받았던 애국자들의 해방을 위한 중요한 승리”라고 주장하며 여론을 조작하려 했다. 그러나 최근 여론 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브라질 시민들 사이에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수감에 대한 찬반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다. 다타폴랴의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50%는 그의 수감에 찬성하는 반면, 43%는 반대하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그의 재판이 ‘마녀사냥’으로 인식된다며 비판했고, 브라질에 대해 50%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룰라 대통령은 언론 인터뷰에서 브라질에서 미국의 의사당 폭동 시위가 있었던 경우 트럼프가 재판을 받을 것이라고 응수했다. 이는 두 정치인의 갈등이 브라질 내정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브라질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여부와 그의 재판을 둘러싸고 심각한 정치적 분열을 겪고 있으며, 이는 향후 정치 지형에도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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