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아내인 브리지트 마크롱이 과거 성범죄 의혹이 있는 남성 코미디언 공연 중 시위를 벌인 여성 운동가들에게 불쾌감을 표출해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소셜 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에서는 브리지트 여사가 최근 서울 한 공연장에서 남성 코미디언과의 대화 중 “더러운 X들이 있으면 쫓아내면 된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담겼다.
브리지트 여사는 7일 저녁, 해당 코미디언이 무대에 오르기 전 그와 친밀한 대화를 나눴고, 이 때 과거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던 그가 현재 어떤 기분인지 묻는 질문을 던졌다. 코미디언은 “모든 게 무섭다”고 대답했고, 이에 브리지트 여사는 시위하는 여성들과 그들의 안전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강한 반응을 보였다. 이 발언은 특히 여성 운동가들과 페미니스트들 사이에서 큰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브리지트 여사가 지목한 코미디언은 2021년에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했지만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이 때문에 많은 여성 단체들은 그의 무대 복귀에 반대하며 공연장 앞에서 지속적으로 시위를 하고 있었다. 그들은 지난 6일 공연 도중 코미디언의 가면을 쓴 채 “강간범”이라고 소리치며 항의했다.
좌파 진영은 브리지트 여사의 발언에 격렬히 반발하고 있다. 프랑스의 극좌 정당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소속의 의원 사라 르그랭은 엑스(구 트위터)에 “브리지트 마크롱이 페미니스트들을 모욕했다”며 분노를 표출했다. 또한, 공연장을 소란스럽게 만든 여성 단체의 한 회원은 AFP 통신에 “그의 발언은 많은 이들을 충격에 빠뜨렸다”며 강력히 비판했다.
과거 프랑스 내 ‘미투'(MeToo) 운동에 참여했던 배우들 역시 이러한 발언을 질타했다. 영화배우 쥐디트 고드레슈는 SNS에서 “나도 더러운 X다, 그리고 나는 다른 모든 분들을 지지한다”고 말하며 연대를 표명했다. 브리지트 여사의 측근은 AFP에 해명하면서 “이번 발언은 공연 방해에 대한 비판”이라고 설명했다.
마크롱 여사의 발언은 단순한 개인의 의견을 넘어 성범죄와 관련된 복잡한 사회적 맥락을 드러내고 있다. 여성 운동가들은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지지를 강조하며, 브리지트 여사의 발언이 피해자와 페미니스트 단체들에 대한 모욕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사건은 프랑스 사회 내에서 성범죄 문제와 그에 대한 대중의 인식에 다시금 주목을 받게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