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이 최근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을 대규모로 매도함으로써 암호화폐 시장의 불확실성을 한층 부각시키고 있다. 블랙록이 이번에 매각한 암호화폐의 총액은 약 6억 7,300만 달러, 즉 903억 원에 달한다.
온체인 분석 플랫폼인 룩온체인에 따르면, 블랙록은 10월 6일 하루 동안 코인베이스 프라임 지갑으로 4,653 BTC와 57,455 ETH를 송금하였다. 이 두 암호화폐의 가치는 각각 약 4억 7,850만 달러와 1억 9,490만 달러로 합산하면 약 6억 7,300만 달러에 이른다. 블랙록은 그 하루 전에도 같은 주소로 3만 4,777 ETH, 즉 1억 1,497만 달러에 해당하는 자산을 이체한 바 있다.
이번 매각은 단순한 보유 조정이 아닌, 조직적인 매도 전략으로 해석된다. 거래가 각각 약 300 BTC 또는 1만 ETH 단위로 나뉘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기관 차원의 포트폴리오 재조정 혹은 시장 유동성 공급 방안의 일환으로 분석되고 있다.
블랙록은 세계에서 가장 큰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를 운용하고 있으며, 최근 이더리움 현물 ETF도 출시한 상태이다. 따라서 이번 매도의 목적이 ETF 관리를 위한 기술적 거래인지, 혹은 보유 자산의 축소 신호인지는 업계의 주목받고 있는 지점이다. 이번 매각이 ETF 유동성을 맞추기 위한 내부 조정인지에 대한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대규모 매각은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급락과 맞물려 투자자들 사이에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블랙록의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매도 시기까지도 주요 암호화폐가 급격히 하락한 시점과 일치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거래가 블랙록의 장기적 투자 전략에 균열이 생겼다는 신호일 수 있다는 비관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시장이 약세 구간에 접어들며 투자자들 사이에 공포 심리가 확산되고 있다. 블랙록마저 자산을 줄여나가는 상황에서 반등의 기회가 없어진다면 추가적인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주요 알트코인을 포함한 전체 시장이 심각한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결국, 블랙록의 이번 행동이 ETF 관리와 관련된 조정인지, 아니면 실질적인 손절의 일환인지는 단정 짓기 어렵다. 그러나 이번 사건이 시장에 미친 심리적 충격은 명백하다. 향후 비슷한 규모의 자산 이체나 매도가 반복될 경우 시장의 즉각적인 반응이 더욱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