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경제주체별 화폐사용현황 종합 조사 결과’에 따르면, 비현금 지급 수단의 이용 증대로 현금 사용은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인이 보유한 현금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금 사용이 줄어든 이유는 카드 및 간편결제와 같은 비현금 결제 방식이 일상 생활에서 더 많이 이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사에 따르면 개인의 월평균 현금 지출액은 32만4000원으로, 이는 이전 조사인 2021년에 비해 36% 감소한 수치이다. 현금 지출이 전체 월평균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4%로, 4년 전에 비해 4.2%p 줄어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보다도 더 낮은 수치로, 현금 사용의 감소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현금 결제가 일상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월평균 현금 지출액은 지난 10년 동안 약 60% 감소했으며, 이는 2015년에 비해 월평균 지출액이 80만8000원에서 현재 32만4000원으로 줄어들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고령층과 저소득층은 아직도 높아진 현금 지출 비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60대의 현금 지출 비중은 20.8%, 70대 이상은 32.4%에 달했으며, 월 가구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경우에는 59.4%에 이르렀다.
주목할 점은 많은 개인이 현금을 일상 거래를 위해 보유하는 것 외에도 비상용으로도 상당량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개인의 거래용 현금 평균 보유액은 10만3000원으로, 2021년에 비해 25.6% 증가했다. 또한, 비상용 현금 보유액도 평균 54만1000원으로, 52.8%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사람들에게 비상 시 대처할 여유 자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조사에 응답한 개인의 42.9%는 예금 금리가 오를 경우 보유하고 있는 현금을 줄이겠다고 답한 반면, 42.8%는 경제 불확실성이 커질 경우 보유 현금을 늘리겠다고 응답했다. 이러한 반응은 금리와 경제 상황이 개인의 현금 수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시사한다.
기업들도 유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으며, 월 평균 현금 지출 규모는 112만7000원으로 2021년에 비해 799만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기업의 평균 현금 보유액은 977만8000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기업들은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 확대에 대비하여 유동 자산을 늘리려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현금 없는 사회’에 대한 개인의 인식이다.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45.8%가 현금 없는 사회에 반대했으며, 그 이유로 금융 약자의 거래 불편과 비상 시 경제 활동의 곤란성을 지적했다. 이러한 결과는 현금 사용 감소와 함께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현금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다.
결론적으로, 한국은행의 조사 결과는 비현금 결제가 증가하는 현대 사회에서도 비상용 현금 보유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에 따른 경제적 상황과 개인의 심리적 요인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