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의 과자 제조업체 로투스가 만든 ‘비스코프’는 지난해 기준 97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글로벌 스낵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비스코프는 특유의 계피 맛과 잘 부서지는 질감으로 커피와의 궁합이 뛰어난 과자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비스코프의 초기 이름은 ‘스펠퀼라스’였으며, 전통적인 명절 간식으로 여겨졌으나 제2차 세계대전 중 재료비 절감과 대량 생산으로 ‘싸구려 비스킷’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다. 1960년대까지 비스코프는 유럽 시장에서만 알려진 제품에 불과했으며, 미국 델타항공 기내식으로 채택되면서 글로벌 브랜드로의 변신이 시작됐다.
1986년 한 미국 식품 중개인이 비스코프를 델타 항공 경영진에 소개했고, 이로 인해 델타 항공은 기내에서 고객들에게 비스코프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고객들은 독특한 맛을 체험한 뒤, 이를 ‘비행기 과자’로 기억하며 델타 항공을 찾는 등 높은 수요가 이어졌다. 이 결과로 비스코프는 공식 파트너십을 통해 델타 항공의 기내 간식으로 자리 잡게 되었고, 이후 경쟁 항공사들도 비스코프를 도입하게 된다.
비스코프의 인기 비결은 그 맛의 독창성에 있다. 비행기 내부의 높은 고도에서 미각이 둔해지는 상황에서도 비스코프의 강한 계피 향은 강력한 인상을 남긴다. 또한, 비스코프는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거의 없기 때문에 기내 간식으로서의 안전성을 갖추고 있다. 이런 특성 덕분에 비스코프는 델타 항공과 아메리칸 항공에서 큰 인기를 끌며 지난해에는 각각 8500만 개와 1억2400만 개가 소모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비스코프의 수익은 로투스 전체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며, 다양한 형태로 재가공되어 아이스크림, 케이크 등으로도 판매되고 있다. 비스코프는 지난해 상반기 동안에도 매출이 11% 상승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성공 요소들은 비스코프가 향후에도 글로벌 스낵 시장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