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자(Visa)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차세대 결제 정산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아쿠아나우(Aquanow)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협력은 중앙 및 동유럽, 중동 및 아프리카(CEMEA) 지역을 시작으로 디지털 자산 기반의 결제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으며, 비자의 기존 국제 금융 결제망의 비효율성을 극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함으로써 비자는 국경 간 송금과 정산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계획이다. 현재 국제 송금 시스템은 다양한 중개 기관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리고, 수수료가 높은 부담이 있다. 하지만 비자는 스테이블코인을 통해 자금 이동의 백엔드를 디지털화하여 운영 마찰을 줄이고 365일 24시간 즉시 정산이 가능한 환경을 조성할 예정이다. 고드프리 설리번 비자 CEMEA 제품·솔루션 총괄은 “스테이블코인의 강점을 비자의 기술과 결합함으로써 금융 기관들이 더 빠르고 효율적으로 정산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쿠아나우는 유동성 공급 및 인프라 구축에 강점을 가진 글로벌 가상자산 플랫폼으로, 매달 수십억 달러 규모의 가상자산 거래를 중개한다. 지난 2년간 ‘딜로이트 테크놀로지 패스트 500’에 선정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필 샴 아쿠아나우 CEO는 “비자와의 협력이 금융 기관들에게 디지털 경제의 새로운 길을 열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두바이 가상자산 규제청(VARA)의 라이선스를 보유한 아쿠아나우는 중동 지역 내 안정적인 서비스 확장을 지원할 것이다.
비자의 이번 행보는 스테이블코인이 단순한 가상자산 투자 수단을 넘어 글로벌 거시경제의 중요한 결제 수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흐름과 맞물려 있다. 비자는 2023년 들어 주요 결제 네트워크 중 최초로 회원사들이 USDC로 결제 정산할 수 있도록 시범 운영을 시작했으며, 현재 월간 처리액은 연간 환산 기준 25억 달러를 넘었다. 시장 데이터에 따르면 스테이블코인의 총 거래액은 최근 46조 달러에 다다르며 글로벌 경제에서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제도권 금융기관들도 발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독일 증권거래소는 유로 기반 스테이블코인 통합 계획을 발표하였고, 스탠다드차타드는 2028년까지 신흥국 은행 자금의 약 1조 달러가 스테이블코인으로 전환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각국 규제 당국 역시 스테이블코인의 결제 기능을 인정하고 이를 위한 새로운 규제 및 감독 프레임워크 마련에 나서고 있어 스테이블코인의 제도권 진입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비자는 “전 세계적으로 빠르고 비용 효율적인 국경 간 거래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번 파트너십이 CEMEA 지역을 넘어 글로벌 금융 결제망 혁신의 기폭제가 될 것임을 강조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