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시간동안 침묵을 지켜왔던 비트코인(BTC) 고래 투자자가 최근 7년 만에 시장에 등장하여 큰 변화를 일으켰다. 특히, 그는 보유했던 비트코인을 매도하고, 대신 이더리움(ETH)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거래 방향을 완전히 전환했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 플랫폼 룩온체인(Lookonchain)의 분석에 따르면, 이 비트코인 고래는 2018년에 100,784 BTC(약 8조 9,375억 원)를 수령한 이후, 오랜 기간 동안 장기 보유에 나섰던 인물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그의 보유 BTC를 처분하고 현금화한 뒤, 스팟 거래를 통해 총 62,914 ETH(약 3,715억 원)를 매입하였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그는 추가로 135,265 ETH(약 7,998억 원) 상당의 롱 포지션을 개시하며 시장에 대한 공격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흥미로운 점은 또 다른 오래된 BTC 고래도 비슷한 시기에 활동을 재개했다는 사실이다. 이 투자자는 7년 전 85,947 BTC(약 7조 6,216억 원)를 보유하였으며, 현재 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플랫폼에 BTC를 입금한 뒤 다시 이더리움을 구매하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두 고래 주소의 지갑들 중에는 여전히 83,585 BTC(약 7조 4,389억 원)가 남아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이들의 투자 행보에 더욱 주목할 필요성이 있다.
이와 같은 대규모 자산 이동은 개인의 결정 변화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흐름으로, 기관 차원의 포트폴리오 리밸런싱 현상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특히 최근 이더리움 시장에서의 활발한 거래량과 수급 상황이 이러한 변화의 배경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실제로 이더리움은 최근 주요 지표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8월 20일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는 ETH 기반 선물 계약의 미결제약정(Open Interest)이 약 83억 달러(약 11조 5,387억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장이 크게 활성화된 상황도 보여줬다. 이 같은 흐름은 8월 들어 이더리움 현물 ETF로의 자금 유입이 급증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크립토 초기 투자자인 마이클 터핀(Michael Terpin)은 이번 현상을 두고 “ETH가 BTC를 초과 성과할 준비를 마쳤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현재 이더리움의 가격은 24시간 기준으로 1.08% 상승하여 4,341달러(약 604만 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반대로 비트코인은 0.6% 하락하여 113,009달러(약 1억 5,714만 원)로 떨어졌다. 이러한 두 자산 간의 흐름 역전은 시장의 판도 변화를 시사하는 점에서 이번 고래의 대규모 자금 이동은 더욱 주목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