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을 자산으로 보유한 상장사들의 주가가 정점 대비 평균 75% 하락하면서 ‘비트코인 금고 기업’ 모델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기관투자자들의 수요 감소와 순자산 가치(NAV)에 대한 우려가 겹치며 비트코인을 기반으로 성장하던 기업들의 전략에 경고등이 켜졌다.
암호화폐 투자사 비트와이즈의 유럽 리서치 책임자인 안드레 드라고시(André Dragosch)에 따르면, 이들 비트코인 보유 기업의 주가는 지난 6월 고점 대비 평균 75% 떨어졌다. 드라고시는 현재가 고점일 가능성도 존재하지만, 동시에 매수 기회일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시장의 변동성을 잘 보여주는 사례이다.
일본 상장사 메타플래닛(MTPLF)의 경우, 주가는 6월의 최고가인 1,930엔에서 약 62% 하락했다. 메타플래닛은 비트코인 보유 규모 기준 여섯 번째로 큰 기업으로, 이러한 주가 하락은 비트코인 자산을 전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기업들이 직면한 도전을 극명하게 드러낸다. 아울러 ‘비트코인 금고’ 전략의 선두주자인 마이크로스트래티지($MSTR)도 여전히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해당 기업의 주가는 7월 고점인 458달러에서 약 28% 하락했지만, 이는 다른 기업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성과로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시장 흐름 속에서 예외적인 성과는 아니다.
소형 기업들 또한 비슷한 양상의 주가 하락을 겪고 있다. 블록체인 그룹 SA(ALCPB)와 같은 중소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 기업들은 부진한 주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하락세는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 둔화와 함께 기존 투자자들이 높은 프리미엄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데서 비롯된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은 비트코인을 장부에 그대로 반영하기보다는 미래 가격에 대한 기대를 기반으로 주가를 형성하고 있어 실적과의 괴리가 커지고 있음이 부각되고 있다.
앞으로 기관의 수요가 회복되지 않고 시장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비트코인을 자산으로 보유하는 전략이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일부 전문가들은 급락한 주가가 저가 매수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이는 투자 심리의 회복과 정책 환경의 안정화에 달려 있는 변수다.
결국, 비트코인 금고 기업들이 다시 매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분명한 성장 모멘텀과 규제 당국의 신뢰 회복을 위한 전략이 절실하다. 단순히 비트코인 보유량으로 기업 가치를 평가받는 시대는 저물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며, 지금은 기업들이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마련해야 하는 시점이란 것을 상기시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