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비트코인과 다른 가상자산의 급등세가 나타나면서 시장 과열 조짐이 우려되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에서 S&P500과 나스닥지수가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가운데,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러한 상황을 두고 ‘시장 거품’의 징후가 뚜렷해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WSJ는 특히 주목할 만한 다섯 가지 신호를 제시하며 투자자들에게 주의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첫 번째 신호는 투기적 성격이 강한 주식들의 급등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부동산 중개 플랫폼인 오픈도어 테크놀로지스의 주가는 최근 한 달 동안 377%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며, 그동안 부진한 실적을 보였던 기업들도 상승세를 탈 수 있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4월의 관세 충격 이후 투자자들이 리스크 자산에 몰리는 ‘과도한 위험자산 선호’ 현상으로 분석되고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지 못하는 중소형주나 온라인으로 투자하던 ‘밈(meme) 주식’에 등이 투자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거품’의 징후로 간주되고 있다.
두 번째 신호로는 가상자산의 급등이 언급되고 있다. 특히 일부 상장사들이 비트코인을 대규모로 매입하면서 자사 주식이 비트코인의 변동성과 연결되는 형태로 거래되고 있다. 이러한 비트코인 레버리지 전략을 따르는 기업들이 60여 개에 달하며, 이들 기업의 주가는 실적 혹은 펀더멘털에 관계없이 비트코인 보유량에 따라 변화하고 있다. 만약 비트코인이 급락할 경우에는 관련 기업의 주가 역시 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고, 이는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세 번째로, 시장 상승세가 특정 대형 기술주뿐만 아니라 금융, 산업, 커뮤니케이션 등 전통 분야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스럽다. KBW 나스닥 은행지수는 최근 한 달간 7% 이상 상승하고 있으며, GE 버노바와 트레이드 데스크 같은 기업들도 20% 이상 상승했다. 이러한 현상은 일부 대형주만 고공행진을 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 시장이 강세를 보이는 신호로 읽히고 있다.
네 번째 신호는 밸류에이션의 과도함이다. S&P500의 예상 수익률과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 간의 차이가 0에 가까워지고 있어, 이는 주식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초과 수익이 거의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점은 투자자들에게 큰 우려사항으로 작용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경제 펀더멘털과의 괴리가 존재한다. 미국 경제는 관세로 인한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도 양호한 성장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소비자물가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고 민간 부문 고용은 8개월 이래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리솔츠 웰스 매니지먼트의 전략가는 고용 시장의 약화 속에서 시장이 낙관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흥미롭다며, 고용 둔화 이후의 회복이 쉽지 않을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이러한 여러 신호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투자자들은 비트코인 상승에 기뻐하기보다는 경각심을 가져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과열된 시장에서의 투자 리스크를 절대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