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비트코인(BTC)과 관련된 양자 컴퓨팅의 위협이 기술적인 문제보다는 사회적 합의의 문제에 더 가까운 것으로 분석됐다. 그레이스케일은 현재 보안 공백이 현실화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오래된 코인 처리 방안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다면 대응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그레이스케일의 연구 책임자인 잭 팬들(Zach Pandl)은 구글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라 이 문제가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보고서는 양자 컴퓨터가 훨씬 적은 자원으로 비트코인의 암호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는 가능성을 제기하여 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다. 그러나 팬들은 비트코인이 UTXO 모델과 작업증명(PoW) 합의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일부 주소 유형이 양자 취약성이 낮아 다른 암호화폐들에 비해 상대적인 리스크는 적다고 평가했다.
현재의 진짜 문제는 기술적인 대처 방법보다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있다는 점이다. 특히 초기 P2PK 주소에 묶인 약 170만 BTC, 즉 한화로 약 101조65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중에는 사토시 나카모토가 소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100만 BTC도 포함되어 있어, 비트코인 커뮤니티가 오래된 비트코인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논의가 복잡하게 얽혀있다.
지금 제안되고 있는 선택지는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코인을 소각하는 방식, 둘째, 취약한 주소에서의 이동 속도를 의도적으로 늦추는 방식, 셋째, 아무 조치도 취하지 않는 방식이다. 팬들은 “이론상으로는 모두 가능하지만, 가장 어려운 점은 커뮤니티가 이 문제에 대해 합의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비트코인 오디널스(Ordinals)와 같은 프로토콜의 변경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발생할 수 있음을 지적했다.
그레이스케일은 현재 투자자들이 긴장을 할 필요는 없다고 보며, 그러나 양자 시대에 대비한 ‘사후 양자 암호’ 전환 논의는 서둘러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 솔라나(SOL)와 XRP 레저는 이러한 실험을 진행 중이며, 이더리움 재단도 지난 2월 관련 로드맵을 발표했다. 팬들은 “현재 퍼블릭 블록체인에 양자 컴퓨터가 보안 위협을 미치고 있다고 보지는 않지만, 지금부터 준비해야 할 때”라고 전했다.
이로 인해 비트코인에 대한 양자 컴퓨터의 잠재적 위협은 즉각적인 기술 리스크라기보다, 커뮤니티의 합의 지연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초기 주소에 묶인 대량의 BTC 처리 방식은 시장의 신뢰와 거버넌스 리스크로 부각되고 있으며, 현재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필요한 변화가 요구된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적절한 대응 전략을 세우기 위해 단기적인 공포가 아닌, 장기적으로 기술 전환 로드맵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비트코인보다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이더리움과 솔라나 등 다른 블록체인의 기술 개발 흐름도 세심하게 살펴보아야 할 시기이다. 또한 커뮤니티 내에서의 합의 이슈 발생 시 가격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