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함에 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으나, 가상자산 시장은 여전히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13일 오후 2시 2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1.93% 상승한 8만3369.66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CPI 발표 직후 8만4358.58달러까지 올랐지만, 이후 소폭의 조정을 받으며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이더리움은 2000달러 아래로 떨어진 후 0.15% 상승하여 1875.8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시장은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2월 헤드라인 CPI에 주목했다. CPI는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하여 로이터 통신의 예상치인 2.9%를 하회했으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는 3.1% 상승에 그쳐 컨센서스 3.2%를 밑돌았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이어지면서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CPI 발표 이후 우려가 다소 완화되면서 나스닥 종합지수는 1.22% 상승하여 1만7648.45에 마감했다.
연준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준이 오는 6월 열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하에 나설 확률이 하루 만에 55%에서 68.8%로 증가했다. 하지만 가상자산 시장은 공포감이 만연한 상태로, 회복세가 나타나기까지는 추가적인 재료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양유웨이 비마이닝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인데스크와의 인터뷰에서 “지속된 시장 공포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단일한 재료는 부족하다”며 “가장 중요한 문제는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고 자산 시장을 위축시키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이 높아 금리 인하가 힘든 가운데, 실업 증가와 같은 경기 둔화 신호도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미국 상원에서는 정부가 100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을 직접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이 다시 상정됐다. 신시아 루미스 상원의원은 ‘비트코인을 통한 혁신, 기술, 경쟁력 강화법(BITCOIN Act of 2025)’을 재상정하며, 본 법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비트코인 비축안보다 더 적극적인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 법안에 따르면 정부는 향후 5년간 매년 20만 개씩 총 100만 개의 비트코인을 구입할 수 있도록 허용된다. 정부는 이를 통해 압수된 가상자산, 기부받은 자산, 그리고 연방 기관 간 이체를 통해 비트코인을 확보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