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암호화폐 시장은 여전히 부진한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단순한 가격 조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를 시사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시장의 향후 전망에 대해서는 두 가지 주요 시나리오가 제시되고 있다.
크립토 분석가이자 CNBC 기고자인 랜 뉴너는 “올해 있었던 주요 호재들을 고려하면, 암호화폐 시장의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시장 어딘가에서 ‘구조적으로 고장’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동성 확대, 미국 정부의 암호화폐 산업 지원, 상장지수펀드(ETF) 출범, 그리고 기관 및 기업의 투자 증가가 모두 긍정적인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약세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의 시가총액은 올해 초 약 5.1조 달러에서 10월 최고점 4.4조 달러로 감소하며 연초 대비 13% 하락한 상황이다. 이러한 하락세는 기존의 시장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뉴너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안하고 있다. 첫 번째는 시장이 어떤 문제로 인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지를 밝히는 것이며, 두 번째는 모든 악재를 극복하고 대규모 매수세가 나타나는 ‘추격 매수(catch-up trade)’에 대한 가능성이다.
경제학자 애덤 코베이시는 지난 두 달 간 나타난 대규모 청산 현상에 주목하며, 이는 높은 레버리지가 쌓인 상태에서 암호화폐 시장이 구조적 전환점에 접어들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분석했다. 온체인 분석기관 글래스노드는 최근 비트코인을 제외한 대다수 암호화폐가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전반적인 시장 우려를 뒷받침했다.
시장 참여자의 심리 변화가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분석가 플랜B는 현재 상황을 ‘에픽 배틀’에 비유하며 판매자들의 에너지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가격 하락의 원인으로 초기 투자자들이 과거의 극심한 하락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과 기술적 분석 지표에 의존한 매도세를 들었다.
마커스 티엘렌 스트레티지 CEO는 비트코인이 이미 지난 10월 말 약세장에 접어들었다고 언급하며, 전통 금융시장보다 전에 경기 둔화를 반영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번 사이클 동안 개인 투자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보이지 않고 있으며, 비트코인을 제외한 자산군에도 자금 흐름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재 하락세가 지속되더라도 2025년이 암호화폐 산업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블록체인 투자사 판테라의 에릭 로우는 다양한 긍정적인 요소들을 언급하며, 향후 산업 성장을 위한 기반이 마련되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금융 당국의 태도 변화와 스테이블코인 및 실물자산의 토큰화 증가 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전문가들은 현 시세가 약세라고 해서 산업 전체의 흐름이 꺾인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다. 시장을 분석할 때, 단기적인 가격 변화보다 장기적인 기반 구축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