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퍼리퀴드(Hyperliquid) 플랫폼에서 10만 개 이상의 비트코인(BTC)을 이동시킨 정체불명의 고래가 과거 비트포렉스(BitForex) 최고경영자였던 개릿 진(Garrett Jin)과 동일 인물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암호화폐 온체인 연구자인 Eye가 해당 의혹을 제기하면서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Eye는 지난 25일 X(옛 트위터)에 게재한 글을 통해, 고래가 주로 사용하는 ENS(이더리움 네이밍 서비스) 주소인 ereignis.eth가 garrettjin.eth와 연결되어 있으며, 후자는 개릿 진의 인증된 X 계정(@GarrettBullish)으로 포워딩된다고 밝혔다. 특히, 독일어로 ‘사건, 이벤트’를 의미하는 ‘ereignis’라는 단어가 ENS 주소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 흥미를 더한다.
그는 이어서 “이 ENS 주소는 하이퍼리퀴드와 하이퍼유닛(Hyperunit)에서 발생한 대규모 거래 활동의 배후가 개릿 진일 것임을 강하게 암시한다”고 분석했다. 고래 지갑의 거래 내역도 그의 과거 사업 경력과 잘 일치하며, 후오비(HTX)와 같은 그가 연루된 거래소에서 유입된 자금이 확인될 정도로 뚜렷하다.
특히 하이퍼리퀴드 고래 지갑은 비트포렉스 관련 주소와 잦은 자금 거래를 해왔으며, 바인낸스에 대규모 자금을 예치한 후 약 1조 219억 원(7억 3,500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숏 포지션을 여는 등 고위험 거래에도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거래들은 대부분 높은 레버리지를 동반한 전략적 베팅으로, 이는 숙련된 트레이더의 개입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한다.
이번 분석은 2024년 초 돌연 폐쇄된 비트포렉스 거래소와의 연관성을 가지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당시 수억 달러에 달하는 이용자 자금이 출금되지 않으면서 사기 사건으로 번졌던 만큼, 전 CEO의 어두운 그림자가 다시 부각되면서 업계에서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이퍼리퀴드는 최근 들어 숏 포지션 증가와 유동성 급변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는 플랫폼으로, 이번 사건의 장기적인 영향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개릿 진이 실제 고래가 맞다면 그의 시장 영향력이 생각보다 광범위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향후 해당 지갑의 추가적인 활동과 규제 당국의 조치 여부에 따라 하이퍼리퀴드 생태계에 미치는 파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암호화폐 시장에서의 규제 및 거래 관행에 대한 새로운 논의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