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이 12만 달러(약 1억 6,680만 원)로 후퇴하면서 시장에 전반적으로 신중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최근 10일간 계속된 상승세가 이어진 뒤 투자자들은 잠시 관망세로 돌아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움직임과 함께 글로벌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의 파생상품 미결제약정(open interest)도 7.9%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레버리지 축소와 리스크 관리 차원의 포지션 조정으로 해석하며, 단기적으로 과열이 해소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암호화폐 분석 플랫폼인 크립토퀀트(CryptoQuant)의 익명 분석가 아랍 체인(Arab Chain)은 비트코인의 파생상품 미결제약정이 지난 6일 150억 700만 달러(약 20조 9,496억 원)에서 3일 만에 138억 8,000만 달러(약 19조 2,032억 원)로 줄어들었다고 언급했다. 이러한 변화는 트레이더들이 이익 실현이나 손실 회피를 위해 포지션을 정리함에 따라 자연스럽게 시장의 흐름이 보수적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비트코인은 최근 열흘 사이에 10만 8,000달러(약 1억 5,012만 원)에서 12만 6,000달러(약 1억 7,514만 원)로 급등하며 새로운 기록을 세운 바 있다. 그러나 가격 상승 이후 거래량이 둔화되고 미결제약정이 축소되면서, 단기적인 레버리지 기반 상승이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 아랍 체인은 “현재 가격 변동성과 미결제약정 추세는 지속적인 신규 자금이 유입되기보다는 단기적인 투기 수요나 공매도 환매가 주도한 랠리의 끝자락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코인게코(CoinGecko) 기준으로 12만 2,778달러(약 1억 7,027만 원)선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하루 전 대비 0.1% 하락했다. 하지만 주간 단위로는 여전히 3.3%, 최근 2주 기준으로는 10% 상승하여 중기적인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기술적 분석에 따르면, 볼린저 밴드가 사상 최저폭으로 축소되고 있어 향후 큰 가격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분석가 토니 세베리노(Tony Severino)는 “과거에도 볼린저 밴드가 수축된 경우, 이후 수 주 또는 수개월 동안 급등하거나 급락이 동반되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조정이 단기적인 조정인지, 장기 상승세의 끝자락인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많은 시장 참여자는 이번 하락을 ‘정상적인 조정’으로 인식하고 있다. 트레이더 미스터 월스트리트(Mr. Wall Street)는 “블랙록 등 주요 기관들이 여전히 지속적으로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있으며, 이는 강세장이 끝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파생상품 지표와 낮은 변동성은 오히려 향후 상승을 위한 에너지 축적 단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포지션 축소 국면은 비트코인이 장기간 상승 흐름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과정이 될 가능성도 있다. 변동성의 축소와 참여자들의 신중함은 시장의 과열 위험을 줄이는 동시에, 향후 차기 호재 소식에 따라 유동성 회복이 가속화될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