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비트코인(BTC)이 최근 8만 8천 달러(약 1억 2,626만 원) 회복에 주춤하면서 시장의 대기 자금이 정체된 상태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확대되는 가운데 금 가격이 강세를 보이는 것과는 달리, 비트코인의 유동성은 여전히 구조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크립토 분석업체 크립토퀀트(CryptoQuant)는 보고서를 통해 금과 같은 안전자산의 상승이 비트코인 매도로 이어진 것이라는 주장은 잘못된 해석이라고 강조했다. 온체인 데이터를 통해 비트코인 매도세가 귀금속 시장으로 직접 이동한 것이 아니라, 스테이블코인에 머물러 있으며 일시적으로 자금이 대기 상태에 있다는 사실이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은 스테이블코인 공급비율(SSR: Stablecoin Supply Ratio)를 통해 파악할 수 있다. SSR은 스테이블코인의 시가총액에 대한 비트코인의 시가총액 비율을 나타내며, 암호화폐 시장 내 자금 흐름의 유입 여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지표이다.
현재 SSR 수치는 12.57로, 이는 최근의 18~19 수준에서 크게 하락한 것이다. SSR 수치가 낮다는 것은 스테이블코인이 보유한 매수 여력이 크고 비트코인과 같은 자산에 재진입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나타낸다. 이는 자금이 전체 시장을 떠난 것이 아니라, 일시적으로 방향성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보고서는 금 가격 상승이 비트코인 자금의 이탈 결과라는 해석은 반박했다. 대형 투자자들은 주식, 금, 암호화폐, 스테이블코인 등 다양한 자산군을 동시에 보유하는 다중 포트폴리오 전략을 시행하기 때문에, 비트코인에서 금으로의 자산 전환이 대규모로 이뤄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SSR 수치 하락 역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만약 자금이 금으로 쏠리고 있었다면, 비트코인 시가총액 대비 스테이블코인 비중이 낮아졌어야 하지만, 오히려 SSR 하락은 자금이 암호화폐 내에 대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8만 7,500~8만 8,000달러(약 1억 2,546만~1억 2,626만 원)대에서 기술적 저항을 맞고 있으며, 단기 이동평균선(50일, 100일) 아래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들 평균선은 하락세로 전환되면서 일시적인 반등이 실패하기도 했다. 200일 이동평균선은 여전히 10만 달러(약 1억 4,348만 원) 이상에 위치하며 우상향 중으로, 장기 사이클상의 ‘확장기에서 조정 구간으로 전환 중’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가격은 지난해 11월 급락 이후 넓은 박스권에서 반등과 하락을 반복하고 있다. 최근에는 9만 5,000달러(약 1억 3,641만 원)까지 반등한 후 매도세에 눌려 하락 전환되는 양상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은 매력적인 매수 기회보다는 단기 반응성 관점에서만 접근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비트코인의 조정은 자금 유출이나 시장 붕괴에 기인한 것이 아니라, 방향성 부재로 인한 일시적인 정체 상태로 해석된다. 이후 시장의 움직임은 외부 자산 흐름보다 암호화폐 내부 유동성의 재점화 여부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비트코인을 포함한 암호화폐 시장의 현재 국면은 단순한 가격 변동을 넘어서, 자금 유입 여력을 파악하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