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BTC)의 현재 조정 흐름은 과거에 비해 상대적으로 얕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온체인 데이터 분석업체인 글래스노드(Glassnode)는 전체 공급량에서 손실 상태에 있는 비트코인의 비중이 9%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비트코인이 여전히 강력한 상승 사이클에 있으며 완전한 바닥권에 이르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현재 비트코인은 약 11만 달러(약 1억 5,290만 원)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이 가격대에서 손실을 보고 있는 비트코인 공급량의 대부분은 최대 10%의 미실현 손실에 해당된다. 반면 이번 사이클의 저점에서 손실을 본 공급량은 25% 이상에 달하며, 과거 거시적 약세장에서는 최고 78%에 이르는 손실을 기록한 사례도 있었다고 글래스노드는 설명했다.
비트코인은 지난 4월 중순 7만 5,000달러(약 1억 425만 원)로 하락하며 연초 고점 대비 약 29% 하락한 바 있다. 8월 14일 기록된 12만 4,000달러(약 1억 7,236만 원)에서의 조정은 약 13.4%가량으로 과거의 강세장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2017년과 2021년에는 각각 36%, 24%의 조정을 경험했지만, 이번 사이클에서는 상장지수펀드(ETF)와 같은 기관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하락을 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 있다.
암호화폐 트레이더인 테드 필로우스는 최근 하락이 2025년 2분기와 2024년 3분기의 30% 조정 패턴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의 하락이 반복될 것이라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비트코인이 10만 달러(약 1억 3,900만 원) 이하로 내려갈 가능성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이 과정을 “사이클의 정점이 아니라, 사상 최고가(ATH)를 향한 자연스러운 중간 조정”으로 해석했다.
한편, 암호화폐 투자사 MN펀드의 공동 창립자 미카엘 반데포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9월 17일 기준금리 회의가 다가옴에 따라 조정의 마무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현재의 조정이 더 심화될 수 있지만, 비트코인이 11만 2,000달러(약 1억 5,568만 원)를 넘어서는 경우 하락세가 종료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비트코인은 아시아 시장에서 소폭 반등하여, 전일 저점인 10만 8,500달러(약 1억 5,086만 원)에서 11만 1,500달러(약 1억 5,499만 원)로 상승하고 있다. 그러나 주요 저항선인 11만 2,000달러를 돌파하지 못할 경우, 10만 5,000달러(약 1억 4,595만 원)의 지지선까지 다시 하락할 위험이 매우 존재한다.
비트코인의 반등은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3일 기준으로 암호화폐 전체 시가총액은 1.3% 상승하여 3.93조 달러(약 5,463조 7,000억 원)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향후 금리 변화와 ETF 자금 흐름과 같은 외부 요인에 따라 비트코인의 가격 전망은 계속 변동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