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함정에 빠진 아버지, 비트코인 1개 모두 잃어버려…멀티시그 지갑의 의미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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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아버지가 감정적인 조작을 통해 피싱 사기에 휘말려 자신이 평생 모은 비트코인 1개를 모두 잃었다. 이는 암호화폐 보안 전문가 테런스 마이클이 전한 사례로, 비트코인을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멀티시그 지갑을 사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불행한 사건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건이 기술적 취약점이 아닌 심리적 요인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이 사건의 피해자는 최근 이혼한 아버지로, 수년간 비트코인을 모아 간신히 1 BTC를 축적한 것이었다. 그는 안전한 자산 관리를 위해 거래소인 코인베이스에서 비트코인을 출금한 다음, 마이클 소속의 ‘더 비트코인 어드바이저’와 ‘언체인드’의 지원을 받아 멀티시그 구조의 지갑으로 자산을 이전했다. 멀티시그 지갑은 여러 개인의 서명이 있어야 송금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인 해킹이나 실수로 인한 자산 유출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문제는 기술력보다는 심리적인 조작이 주요 원인이었다. 피해자는 ‘전문 트레이더’를 자칭하는 낯선 이로부터 고수익 투자 기회를 제안받았고, 두 사람 사이에는 연애 감정이 싹트기 시작했다. 사기범은 연말을 함께 보내자는 제안으로 사랑을 암시하며, 피해자는 결국 상대방이 진짜로 자신을 사랑한다고 믿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멀티시그 지갑의 안전성에도 불구하고 비트코인을 송금하게 되었다.

마이클과 다른 조력자들은 피해자가 결정을 내리기 전에 시간을 벌기 위해 개인 지갑으로 자산을 이전하길 권했지만, 피해자는 결국 본인의 결정에 따라 송금을 강행했다. 마이클은 멀티시그와 같은 보안 장치도 최종적으로 사용자의 선택을 막을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사건이 감정적으로 조작당하는 리스크의 현실성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전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도 유사한 형태의 암호화폐 관련 연애 사기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나이지리아 당국은 국내 최대 규모의 연애·암호화폐 사기 조직을 적발하며 792명을 체포한 바 있다. 해당 조직은 외국인을 사칭해 로맨스 사기를 네트워크화하여 범죄를 저질렀으며, 수백 대의 전화기와 컴퓨터도 압수됐다. 호주에서도 지난 1년간 150건의 암호화폐 ATM 악용 사례가 발생하여 피해액이 310만 호주달러(약 34억 원)를 넘었다.

이러한 지속적인 사기는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의 빠른 송금과 추적의 어려움 덕분에 더욱 쉽게 발생하고 있다. 감정적인 요소와 결합된 심리적 조작은 피해자에게 치명적일 수 있으며, 전문가들은 이러한 사기를 예방하기 위해 투자 결정을 내리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숙고할 것을 권장한다. 투자와 감정을 분리하여, 결정을 내리기 전에 반드시 가족이나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이 사건은 비단 한 개인의 불행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감정적 조작에 얼마나 쉽게 노출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노출된 감정은 종종 이성적인 판단을 흐리고, 어려운 결정을 내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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