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의 인기 가수이자 배우인 사브리나 카펜터가 자신의 노래가 백악관에서 사용된 것에 대해 격한 불만을 표출했다. 카펜터는 2일(현지 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이 영상은 사악하고 역겹다. 당신들의 비인도적인 의제를 위해 내 음악이나 나를 절대 이용하지 말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남겼다. 이 발언은 지난달 26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민자에 대한 강경 조치를 다시 강조한 후, 이민자 추방 관련 영상에 자신의 히트곡 ‘주노’가 배경음악으로 삽입되면서 촉발되었다.
해당 영상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에 반대하는 시위의 장면과 ICE 요원들이 이민자를 제압하는 모습이 포함되어 있다. 카펜터의 비판에 대해 백악관의 애비게일 잭슨 대변인은 카펜터의 노래 “쇼트 엔’ 스위트”의 가사를 반어적으로 인용하며 “우리는 범죄자, 불법 체류자들을 추방하는 것에 대해 사과하지 않겠다”며 반박했다.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가수나 저작권자의 동의 없이 음악을 사용하는 일이 드물지 않았다. 예를 들어, 백악관 틱톡 계정에서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더 페이트 오브 오필리아’가 사용된 바 있으며, 스위프트는 공개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사례로, 비욘세는 자신의 노래 ‘프리덤’이 트럼프 선거 캠프에서 사용될 때 법적 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이처럼 많은 팝스타들이 트럼프와 그의 정치적 캠프가 자신의 음악을 사용하는 것을 두고 반발하고 있다.
가수 빌리지 피플도 2020년 트럼프의 유세에서 자신의 노래 ‘Y.M.C.A.’가 사용되자 큰 불만을 드러냈다. 그러나 2023년에 이르러 원년 멤버가 트럼프가 자신의 노래를 실제로 좋아하는 것으로 보여 노래 사용을 계속 허용하기로 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트럼프의 재부상과 함께 이러한 음악 사용은 새로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카펜터의 불만은 단순한 음악 저작권의 문제를 넘어, 정치적 메시지와 가수의 이미지가 어떻게 결부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음악가들은 자신의 예술이 어떤 정치적 의도로 사용되는지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저작권의 동의 없이 사용되는 경우, 가수들은 그들의 창작물이 정치적 에세이스트로 변질될 가능성을 두려워할 수 밖에 없다.
팝 음악 산업 내 정치적 논란과 저작권 문제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이는 대중 문화와 정치의 경계가 더욱 불명확해지는 시대에 중요한 이슈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