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그룹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순자산이 한 달 만에 1260억 원 증가하며 3배가량 성장했다. 이는 한국 주요 대기업 그룹 ETF 중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이 성장을 이끈 가장 큰 요인은 반도체 시장의 기대감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에 대한 강한 순매수세를 보인 데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그룹 기업들에 투자하는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 ETF의 순자산은 지난 2월 28일 582억 원에서 3월 28일 1842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로써 한 달 사이 216%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17일에 5.3% 상승하며 약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일일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18일에는 764억 원의 자산이 추가로 증가하는 등 주가 상승이 ETF의 순자산 증가에 큰 영향을 미쳤다.
수익률 측면에서는 TIGER 삼성그룹펀더멘털 ETF가 0.78%로 미미한 성과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순자산 규모는 압도적인 성장을 보여주었다. 같은 기간 다른 대기업 ETF의 순자산 증가폭은 현저히 낮은 편이었다. 예를 들어, ‘TIGER 현대차그룹+펀더멘털’ ETF는 16억 원, ‘PLUS 한화그룹주’는 216억 원, 그리고 ‘ACE 포스코그룹포커스’는 143억 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지난 한 달 동안 삼성전자에 총 1조5052억 원을 순매수하며 국내 주식 중에서 가장 큰 규모의 투자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에 삼성전자를 10조 원 이상 순매도한 이후, 긍정적인 시장 기대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회복 속도가 예상보다 빠를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주요 증권사들에서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가 일제히 상향 조정되었다.
다만, 미국의 관세 부과 정책은 외국인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주요 변수다. 미국의 상호 관세 발표가 다가오면서 증시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지난 28일에는 삼성전자를 953억 원 규모로 순매도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이와 같은 상황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와 관련된 결정을 내리는 데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는 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삼성그룹 ETF의 급증한 순자산은 외국인 투자자들의 긍정적인 시각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외부 환경의 변화와 시장 변동성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