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개인 투자자와 외국인의 매매 패턴이 뚜렷하게 엇갈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차익 실현이 이어지는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 SK하이닉스는 각종 악재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9일 한국거래소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외국인들은 SK하이닉스를 무려 8조7000억원어치 순매도한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를 6조원에 달하는 순매수 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개인들이 2조4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들은 3조2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이와 같은 매매 패턴은 지난해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실적 부진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개발 지연으로 외국인들은 ‘삼성전자 숏, SK하이닉스 롱’ 전략을 취하며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도를 이어갔다. 그러나 최근 D램 메모리 가격이 상승하며 외국인들의 삼성전자에 대한 순매수가 다시 시작됐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의 주가 반등에 따라 대량으로 매도를 결정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SK하이닉스를 대거 매수하며 시장에 재진입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시장과 인공지능(AI) 서비스에 대한 노출이 높아 성장주로 분류되고 있어, 성장주 투자에 관심이 있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선택으로 판단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삼성전자를 모두 매도한 개인 고객의 7.53%가 SK하이닉스를 신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증시 부진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오히려 상승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번 주 동안 3.76%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과거와 달리 엔비디아의 주가와 동조하여 움직이는 경향을 보였으나, 최근 한 주간 엔비디아 주가가 7.3% 하락한 상황에서도 SK하이닉스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SK하이닉스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은 현재 3배 수준으로, 역사적 평균보다 월등히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외국인들은 이 점을 우려하고 있다. 하나자산운용의 양승후 본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해 SK하이닉스를 많이 매수했으나 삼성전자는 매도함에 따라, 포트폴리오 비중 조정 과정에서 SK하이닉스에 대한 매도가 우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삼성전자의 배당수익률은 1.48%인 반면 SK하이닉스는 0.38%로, 외국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이 배당수익률도 매매패턴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 하나로 지목되고 있다.
현재 외국인의 SK하이닉스 보유 비율은 53.77%로 삼성전자의 52.3%보다 조금 높은 수준이나, 개인 투자자들의 지속적인 순매수와 삼성가의 지분 블록딜 등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의 외국인 보유 비율이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