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공장을 ‘검증된 최종 사용자’(VEU) 프로그램에서 최종 제외하면서 두 기업의 주가가 동시에 약세를 보이고 있다. 1일 오전 10시 기준, 삼성전자는 1.87% 하락한 6만84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3.81% 떨어진 25만8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VEU 프로그램은 미국산 반도체 장비의 중국 반입을 예외적으로 허용해주는 제도이다. 이번 결정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미국의 중국 견제 조치가 강화되고 있음을 시사하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향후 중국 내 공장 운영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이러한 결정은 지난 2022년 10월 발표된 반도체 장비의 중국 반입 금지 조치를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
또한, 중국의 알리바바가 자사의 인공지능(AI) 칩을 개발했다는 소식 또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알리바바의 새로운 AI 칩은 기존의 칩보다 범용성이 뛰어나며 다양한 AI 추론 작업에 활용될 가능성이 커졌다. 알리바바는 그동안 AI 칩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였으나, 이번 자사의 칩 개발로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은 특히 엔비디아와 협력 관계에 있는 국내 기업들에 대한 투자 심리에 부담을 주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산업의 선두주자로서 중국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VEU 프로그램에서의 제외가 기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대외 환경 변화에 대한 빠른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며, 향후 중국 반도체 시장과의 관계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최근 한미 정상회담 경제사절단으로서의 일정을 마치고 귀국했으나, 이러한 악재가 기업 전략과 방향성을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결국,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서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기술력과 시장 대응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