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의 주가가 30% 이상 하락하면서 국내 M&A 시장 전반이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반도체 산업과 관련된 M&A는 장기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5조 대어’로 평가받던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상황이 심각해졌다. 삼성전자의 평택 5공장(P5) 건설이 전면 중단됨에 따라 회사의 가치는 3조원대로 급락했다. 산업용 가스 공급자로서의 안정적인 수익 창출이 어려워지면서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매력도 크게 하락한 상태다.
또한, 에어프로덕츠 본사가 행동주의 펀드의 공격을 받으면서 에어프로덕츠코리아 매각 차원이 아닌 방어적 조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로 인해,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매각은 잠정적으로 중단되었다고 전해진다.
유사한 상황은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사업부에도 해당된다. 지난 7월 한 차례 1조3000억원에 우선 협상대상자를 선정했으나, 현재 협상은 정체 상태에 놓여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이 사업부는 반도체 업황이 악화되면서 리스크가 커진 상황이다.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부문이 상반기 1조5000억원 적자를 기록하며 앞으로도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IB 업계에서는 이러한 여건 속에서 효성화학과의 협상이 연내 마무리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산업계 관계자는 “효성화학이 제시한 실적 전망치가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어 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불확실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M&A 시장이 고금리 환경을 지나면서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반도체 및 핵심 산업 관련 M&A는 다소 침체되리라는 예측이 우세하다. IB업계 전문가들은 중후장대형 M&A보다는 내년에는 화장품, 프랜차이즈 같은 다른 업종의 매물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결국,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과 삼성전자의 실적 악화가 M&A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한 IB업계 고위 관계자는 “2010년대 초반 삼성전자와 중국이 이끌던 경제 성장이 이제는 잠재성장률인 연 2% 수준으로 하락할 것이란 우려가 있다”라고 언급하며 반도체 산업의 M&A 전망이 더욱 불투명해질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