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다시 한 번 주가 하락세를 보이며 ‘5만전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7일 오후 1시 3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1900원(3.26%) 하락한 5만6400원에 거래되고 있어, 투자자들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오랜 기간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던 삼성전자는 최근 한 달 넘게 약세를 면치 못하며 ‘위기론’이 적극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전자는 정기 사장단 인사를 통해 인적 쇄신을 단행했으나, 증권가는 여전히 단기적인 악재들이 해소되지 않아 상승 동력이 부족하다고 진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측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 재검토 의사를 내비친 것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의 국내 기업들이 아직 보조금을 받지 못한 상황이어서 시장은 더욱 위축된 상태다.
삼성전자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엔비디아 납품을 앞두고 잠시 반등했으나, 3거래일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난 14일에는 4년여 만에 ‘4만전자’로 떨어졌다가,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 이후 5만원대로 회복한 상태다.최근 발표된 삼성전자의 사장단 인사에서는 반도체 부문의 체질 개선이 중요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반도체 수장인 전영현 DS 부문장이 대표이사로 선임되며 기존 단독 체제에서 2인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부 수장이 모두 교체되어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도 이루어졌다.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주가가 바닥에 가까운 수준에 있지만, 체질 개선에는 여전히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증권의 노근창 연구원은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 대비 정체될 것”이라며 “주가는 내년 주가순자산비율(P/B) 0.8배 수준에서 바닥을 확인한 것으로 보이며, 체질 개선이 이루어질 때까지 박스권 흐름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미래를 어둡게 보며 목표 주가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삼성전자의 목표 주가를 8만2000원에서 8만원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현대차증권과 신영증권 또한 각각 8만6000원에서 7만9000원, 9만원에서 7만3000원으로 줄줄이 목표주가를 내렸고 ‘7만전자’를 예고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는 인적 쇄신과 자사주 매입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증권가는 여전히 펀더멘털의 개선 없이는 주가 상승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필요로 하는 것은 과거 문제의 철저한 진단과 이를 위한 혁신적인 변화라는 점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