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주가가 7만 원을 회복한 이후 개인투자자들이 약 450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순매도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가 이재용 회장의 반도체 비전 실현을 토대로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발생한 일로, 개인투자자들의 심리가 차가워졌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특히, 중국의 수요 증가 소식과 엔비디아의 최신 고대역폭 메모리(HBM) 납품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피어오르는 상황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은 냉정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7만 원 이상으로 상승한 7일부터 매도량이 급증해 지난 14일까지 총 4500억 원 규모가 순매도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애플의 차세대 칩을 미국 파운드리 공장에서 생산하기로 결정하면서 주가 상승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11일 하루를 제치고 일주일 내내 매도 우위를 보이며 지배적인 추세를 이룬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삼성전자의 주가는 7만1000원 선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개인투자자들의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
또한, 개인투자자들의 빚투(신용거래)에 대한 의존도 역시 감소하고 있다.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11일부터 13일까지 삼성전자의 신용융자 잔액은 54억 원 줄어들며 7428억 원으로 하락했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을 정리하며 신용잔액을 줄이는 신호로 해석된다.
이와 동시에, 개인투자자들은 삼성전자를 떠나 방산 업종의 주식을 늘리고 있다. LIG넥스원과 현대로템 등 주도주들은 진입이 무난하던 가운데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의 신용잔액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가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HBM 사업에서도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최신 GPU 블랙웰의 대중 수출이 재개된다면, 이에 따른 HBM의 수요 증가가 삼성전자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HBM4 제품이 엔비디아의 품질 테스트를 통과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HBM4는 성능 우려가 줄어들며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며, “HBM4의 납품이 공식화되거나 신규 파운드리 거래처 확보와 같은 긍정적인 소식이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의 미래 비전과 업계의 긍정적인 소식에도 불구하고, 개인투자자들의 대규모 매도가 이루어지고 있는 현실은 투자 심리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 투자자 여론의 변화가 삼성전자의 주가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주의 깊은 관찰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