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오너 일가가 상속세 납부를 목적으로 대규모로 삼성전자 주식을 처분하고 있다. 이번 주식 매각이 완료되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보유 지분이 모친 홍라희 리움미술관 명예관장보다 처음으로 초과할 예정이다.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홍 명예관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은 신한은행과 함께 총 1,771만 6,000주에 달하는 삼성전자 주식 매각을 위한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이날 삼성전자의 종가는 9만 7,900원이었으며, 이에 따라 매각 규모는 약 1조 7,344억 원에 달한다.
계약의 기간은 내년 4월 30일까지이며, 신한은행은 이 기간 내에 주식을 분산 매각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매각 방식이 삼성전자 주식의 유통 물량이나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이들은 신탁계약의 목적이 상속세 납부 및 대출금 상환에 있다고 밝혔다.
삼성 오너 일가는 2020년 상속 개시 이후 5년 동안 총 12조 원의 상속세를 6차례에 걸쳐 분할 납부하고 있으며, 내년 4월에는 최종 6차 납부를 앞두고 있다. 매각이 완료되면 홍 명예관장의 보유 주식 수는 현재 97,978,700주(1.66%)에서 87,978,700주(1.49%)로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처음으로 이 회장(97,414,196주, 1.65%)의 지분이 모친보다 낮아지는 결과가 나타난다.
또한 이부진 사장은 41,745,681주(0.71%), 이서현 사장은 45,574,190주(0.77%)를 각각 보유하게 된다. 이번 지분 매각은 상속세라는 재정적 압박 속에서 이루어지는 중요한 결정으로, 삼성 오너가 주식 보유 비율에도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삼성 오너 일가의 이러한 움직임은 향후 기업 지배구조와 주식 시장에서의 위치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