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업들이 직접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운용하는 ‘코퍼레이트 크립토 트레저리(Corporate Crypto Treasury)’ 모델이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이 모델은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의 경계를 넘나드는 공개 상장 기업들이 시장의 주요 주체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관 투자자들의 암호화폐에 대한 실질적인 관심 증대로 해석될 수 있다.
갤럭시 리서치(Galaxy Research)가 발표한 보고서는 암호화폐를 대규모로 보유하는 주요 상장사들이 현재 총 약 1,000억 달러(약 139조 원)의 디지털 자산을 축적하고 있다고 밝힌다. 이들 기업의 주요 보유 자산은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으로, 특히 비트코인의 비중이 상당하다.
보고서에 따르면, 기업들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총 79만 1,662BTC에 달하며, 이는 시가 기준으로 약 930억 달러(약 129조 원)에 해당하고 유통 중인 전체 비트코인의 3.98%를 차지한다. 이외에도 기업들은 총 130만 개 이상의 이더리움(ETH)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가치는 약 40억 달러(약 5조 5,600억 원)로, 전체 유통량의 1.09%에 해당한다. 이러한 상황은 암호화폐가 기업 재무 전략의 중심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이러한 변화는 시장 유동성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보고서는 기업 구매가 최근 현물 기반 이더리움 ETF(상장지수펀드)와 함께 ETH 유동성의 주요 공급원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 이더리움 현물 ETF는 최근 19거래일 연속으로 순유입이 발생하며, 이들 상품의 출시 이후 최장 순유입 기록을 경신했다. 이는 투자자 신뢰와 기초자산 수요의 동시 확대를 나타낸다.
현재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비롯한 주요 정치인들이 디지털 자산에 대한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앞으로 ‘코퍼레이트 크립토 트레저리’를 채택하는 기업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기관의 자금 흐름은 암호화폐 시장 전반의 구조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 코퍼레이트 크립토 트레저리는 단순한 투자 이상의 전략적 자산 운용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디지털 자산을 장기 보유 자산으로 편입하는 기업 전략은 앞으로의 경제 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성장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