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에서 ‘좀비기업’ 문제 해결을 위한 상장폐지 심사가 대대적으로 개편될 전망이다. 현재까지 14개 기업이 상장폐지된 가운데, 신규 상장 기업 수는 올해 54곳에 달한다. 이는 상장폐지 기업 수에 비해 낮은 비율로, 보수적인 상장폐지 절차가 여전히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폐지제도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에 시행될 개선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올해 코스피 시장에서 상장폐지된 기업은 2곳, 코스닥 시장에서는 12곳으로, 지난해 상장폐지된 총 9개의 기업에 비해 소폭 증가한 수치다.
특히, 금융당국은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하고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여, 상장사들이 보다 빨리 퇴출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부실기업 퇴출’을 위해 상장폐지 대상 기업에 대한 개선기간을 압축하고 있으며, 더 짧은 기간 내에 기업이 개선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를 통해 거래 정지로 인한 부담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상장폐지 제도의 구체적인 개편 방향으로는 코스피 상장사의 심사 개선기간을 최장 4년에서 2년으로 단축하고, 코스닥 상장사의 심사 절차를 3심제에서 2심제로 변경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또한 상장사의 재무적 기준이 강화되어, 현재 코스피에서 연 매출 50억 원 이하 또는 시가총액이 해당 기준을 미치지 못할 경우 상장폐지 조치가 취해질 수 있으며, 이 기준은 최대 2배까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상장폐지 절차를 간소화하고, 신규 상장 기업의 비율에 비해 퇴출 기업 수가 지나치게 적은 현상이 한국 증시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는 투자자들에게 보다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장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올해 상장된 신규 기업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퇴출되는 기업 수가 적어 시장의 건강성에 대한 우려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새로운 제도가 자리잡은 이후에 상장폐지 심사 속도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자신하고 있으며, 이는 ‘코스닥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결론적으로, 한국 증시의 상장폐지 제도 개편은 ‘좀비기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 될 것이며, 시장의 질적 개선을 통해 투자자들의 신뢰를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