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실적 시즌이 시작되면서,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은 어닝쇼크를 경험한 낙폭 과대주에 대거 투자하고 있다. 미국 증시가 지난주 역사적 고점을 달성한 상황에서 시가총액이 높은 빅테크 기업들은 가격 부담으로 인해 매수에 나서지 못했고, 그 결과 서학개미들은 비교적 저렴하게 평가된 종목들을 사들였다.
특히 최근 일주일간 서학개미들이 두 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가상화폐 채굴 기업인 비트마인으로, 이들은 비트마인이 지난달 135달러에서 40달러로 급락하자 총 9549만 달러(약 1336억원)를 매수했다. 그러나 비트마인은 이후에도 하락세를 이어가며, 최근 일주일간 20.4% 하락했다. 이와 관련하여, 서학개미들은 이더리움의 보유 비율을 늘리면서 변동성이 큰 가상자산에 대한 리스크에 노출되고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또한, 제약주인 유나이티드헬스케어와 노보노디스크는 어닝 쇼크로 큰 폭 하락하며 서학개미들의 추가 매수 대상으로 지목되었다. 예를 들어 노보노디스크는 지난달 22% 하락한 하루 만에 서학개미들이 6860만 달러(약 995억원)을 순매수했다. 하지만, 연간 실적 가이던스 하향 조정으로 인해 여전히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학개미들은 노보노디스크의 주가변동폭을 두 배로 추종하는 ETF도 3604만 달러(약 504억원)에 순매수했지만, 이 종목도 일주일간 59.3% 하락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유나이티드헬스케어는 메디케어 사기 의혹 등으로 주가가 약세를 보였지만 서학개미들은 여전히 매수세를 유지하며 순매수 7105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M7’이라고 불리는 빅테크 종목에 대해선 서학개미들의 매수 규모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과거 엔비디아나 테슬라와 같은 종목을 선호했던 서학개미들이지만 최근에는 메타를 제외한 대부분의 대형 기술주에 대한 투자 비중이 감소했다. 그 결과, 메타는 3153만 달러 순매수된 데 비해 엔비디아는 순매수 순위에서 30위, 마이크로소프트는 35위에 머물렀다.
이번 실적 발표에서 M7기업 중 5개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지만, 주가가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은 서학개미들의 우려를 더욱 키우고 있다. 전반적으로 이번 어닝 시즌에서 서학개미들이 낙폭 과대주에 집중 투자하고 있지만, 향후 글로벌 증시의 변동성에 따라 성공 가능성은 불확실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