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개인 투자자들이 미국 주식 시장에서 테슬라의 투자 비중을 줄이며 가상화폐 관련 종목으로 관심을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는 테슬라의 주가 상승세 둔화와 디지털 자산에 대한 관심이 동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결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의 9월 1일 보도에 따르면, 한국의 ‘서학개미'(해외 직접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은 8월 한 달간 테슬라 주식을 약 6억5천700만 달러(약 9천163억 원)어치 순매도했다고 전했다. 이는 2019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월간 매도로, 최근 4개월 동안 누적 매도액은 18억 달러(약 2조5천104억 원)에 달한다. 이같은 매도 흐름은 한국 투자자들의 테슬라에 대한 신뢰 약화를 반영하고 있다.
특히, 같은 동향은 테슬라 상장지수펀드(ETF)인 TSLL에서도 관찰되었다. 이 ETF에서 8월 한 달 동안 빠져나간 금액이 5억5천400만 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작년 초 이후 최대 규모의 월간 자금 이탈로, 투자 심리 변화가 일반 주식뿐 아니라 관련 파생 상품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일부 서학개미들은 테슬라의 기술 리더십이 과거에 비해 저하되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공지능(AI) 및 자율주행 기술 부문에서 혁신을 주도했던 테슬라가 현재는 새로운 투자 스토리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따라 ‘기술주’로서의 이미지가 흐려지고 있으며, 투자자들은 새로운 성장 테마를 탐색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분위기 속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한 분야는 바로 가상화폐 관련 종목이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을 대량으로 보유한 비트마인 이머전 테크놀러지스가 주목받고 있으며, 서학개미들은 8월 한 달간 이 회사 주식을 약 2억5천300만 달러(약 3천528억 원) 순매입했다. 이는 테슬라 매도와 겹치는 시점에 발생하여 투자 자금의 이동을 분명하게 나타내는 수치로 해석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테슬라는 여전히 서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보유한 해외 주식 1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예탁결제원의 집계에 따르면, 한국 개인투자자들이 보유한 테슬라 주식의 총액은 약 219억 달러로, 2위인 엔비디아와 3위 팔란티어를 크게 초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투자자들의 성향과 시장 환경에서 더욱 가속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 증시 내 기술주 비중이 줄어들고 가상자산 시장의 제도권 편입 기대가 커질수록, 개인 투자자들은 디지털 자산 관련 기업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할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서학개미의 투자 패턴 변화를 및 새로운 위험 인식 구조를 반영하는 중요한 지표로 평가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