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산업 위기…신용등급 하락 막막한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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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 산업이 구조적 침체에 빠지면서 신용등급 하락 리스크가 심화되고 있다. 업계는 정부가 제시한 나프타분해시설(NCC) 감축 목표에 따라 구조조정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 속도가 여전히 더딘 상황이다. 특히, 중국과 중동의 공급 과잉 문제가 석유화학 기업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17일 나이스신용평가는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된 ‘나이스 크레디트 세미나 2025’에서 석유화학 기업들의 신용등급 조정 가능성을 지적했다. 지형삼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책임연구원은 “구조조정이 지연되거나 실적 저하가 지속될 경우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될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프로젝트의 성공 여부와 설비 효율화, 핵심 자산 매각 등이 신용등급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화학 산업은 장기적인 불황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고, 재무적 부담 또한 커지고 있다. 이에 정부는 대규모 구조조정 수순을 밟고 있으며, 주요 석유화학 기업들은 연말까지 NCC 감축과 관련된 구체적인 안을 내놓기로 합의했다. 여수, 대산, 울산 등 3대 석유화학 산업단지에서는 정유사와의 수직 계열화 및 인접 NCC 간의 수평적 통합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LG화학, 롯데케미칼, SK지오센트릭, 한화토탈에너지스 등 4개 회사의 합산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0.3%로 떨어지며, 과거 일본 석유화학 기업에 비해 수익성이 크게 저하되었다. 지난해 한국의 영업이익률은 2.5%, 일본은 1.8%였으나, 올해 일본은 3.7%를 기록하며 다시 한국을 앞지르게 되었다. 이러한 수익성 격차는 일본 기업들이 2000년대 후반부터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해왔기 때문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올해 상반기 동안에는 나이스신용평가가 7개 석유화학 기업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하며, 효성화학과 롯데케미칼은 2년 연속으로 신용도 평가가 낮아졌다. 특히 롯데케미칼의 경우, 장기 신용등급이 기존 ‘AA’에서 ‘AA-‘로 낮추어지고, 등급 전망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변경되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업황 침체가 지속되고 있어 수익성 개선이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보았다.

한편, 자동차 산업에서도 일본산 자동차의 관세 인하로 인해 경쟁력 저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에서의 판매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일본의 관세 인하가 영향 미칠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박세영 나이스신용평가 기업평가본부 기업평가1실장은 “미국 시장 내 현대차그룹의 지위 변화가 신용등급 방향성을 좌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비자와 기업 모두가 경제 흐름을 예의주시해야 하는 시점에, 석유화학 산업의 향후 재편과 신용등급 변동이 중요한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하반기에 있을 신용등급 조정이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것이므로, 각 기업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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