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한민국 정부가 석유제품 가격 안정화를 목표로 석유 최고가격제도를 13일부터 시행한다고 발표하였다. 이는 1997년 유가 자유화 조치 이후 처음으로 재실시되는 조치로, 정부는 물가를 잡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산업통상부 등을 포함한 관련 부처는 정유사들이 공급하는 가격을 제한하고, 소매가격을 모니터링하여 안정된 가격을 유지하겠다는 계획이다.
석유 최고가격제는 보통 휘발유, 경유, 등유의 가격을 2주마다 고시하는 시스템으로 설정된다. 이 가격은 ‘주간 평균 기준가격’과 국제 석유제품 가격의 변동률을 바탕으로 산정되며, 각종 세금이 추가된다. 국제 석유가격인 싱가포르 석유제품 가격(MOPS)의 변동률이 주요 기준으로 활용된다. 정부의 방침은 정유사들이 공급하는 가격 이하에서는 주유소에 석유를 공급하지 않도록 하는 것으로, 이를 통해 소비자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다.
다만, 이러한 가격 제한이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석유업계는 석유 최고가격제가 장기적으로 공급 감소를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장태훈 에너지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가격 안정 효과가 있을 수 있지만, 정유사들이 시장 조달가격이 정해진 최고가격 이상으로 올라갈 경우 생산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렴한 가격으로 인해 오히려 석유 사용량이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이는 한국이 석유 사용을 줄여야 할 때에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공급가 대비 마진이 높은 주유소에 대하여 범부처 차원에서 조사하기로 했다. 소비자가격 상승률이 높은 주유소에 대해 각종 조사를 실시하여 과태료 또는 영업정지 처분을 내릴 수 있다는 압박을 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주유소의 매점매석에 대해서도 고시를 통해 단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유사들은 정부가 정한 최고가격 이하에서 운영해야 하므로, 만약 원유 조달 가격이 이에 미치지 못해 손실이 발생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절차도 마련되어 있다. 정유사들은 손실액을 산정한 후 공인 회계법인의 심사를 통해 정부에 정산을 요청하며, 이후 전문가들로 구성된 정산위원회를 통해 검증을 받게 된다.
하지만 정유업계의 고질적인 이익률 문제 또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2007년부터 2024년까지 정유사의 평균 영업이익률이 1.7%로 전체 제조업 평균의 4분의 1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정유사들이 높은 이윤을 남겼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불만을 표출하였다.
결과적으로 석유 최고가격제의 시행은 소비자 가격을 단기적으로 낮추는 효과를 가져오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 축소와 시장 조정 기능의 약화를 초래할 수 있는 우려가 상존한다. 정부와 소비자, 정유사 간의 복잡한 이해관계 속에서 이 제도의 효과와 미래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