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 비축유 방출에도 불구하고 고유가 지속 가능성 우려

[email protected]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아시아와 오세아니아 회원국들의 비축유 방출이 이번 주 시작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번 방출은 정부 비축유 2억7170만배럴, 의무 산업 물량 1억1660만배럴, 기타 2360만배럴을 포함해 총 4억1190만배럴에 달하는 역대 최대 규모다. 미국도 전략 비축유로 1억7200만배럴을 방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러한 비축유 방출이 국제유가 안정을 위한 근본적인 해법이 될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IEA의 분석에 따르면, 비축유 방출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된 상태에서 비축유 방출만으로는 유가 급등을 방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부텍사스산유(WTI)의 가격은 방출 직전인 지난 13일 배럴당 98.71달러로 거래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원유의 약 90%가 운송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비축유 방출은 단기적인 응급 조치일 뿐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골드만삭스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하루 약 2000만배럴 중 1800만배럴이 묶여 있어, 공급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액화천연가스(LNG) 산업 역시 심각한 타격을 입어 전 세계 생산량의 20%가 중단된 상태이다.

석유 중개업체 PVM의 타마스 바르가는 페르시아만에서 유조선들이 공격을 받고 있으며, 이란의 새로운 최고 지도자가 해협을 계속 봉쇄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는 점이 국제유가 상승세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리스타드에너지의 톰 라일스 수석부사장 역시 “비축유 방출과 같은 정책 발표는 운송이 재개되는 시점까지는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IEA의 방출량은 전체 비축량의 약 33%에 해당하며, 미국이 방출할 계획인 1억7200만배럴은 전략 비축유의 41%에 달한다. 하지만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으로 인한 공급량 감소가 훨씬 크다는 점에서 비축유 방출이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RBC 캐피털마케츠는 이번 분쟁이 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하며, 브렌트유 가격이 3~4주 내에 배럴당 128달러를 초과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동 지역의 전쟁 상황과 에너지 시장의 불안정성은 이제 단순한 위기가 아니라 구조적 변화를 불러오고 있다는 분석도 더해지고 있다.

이번 사태는 중동 국가의 에너지 정책에도 전환점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석유 기업들은 이란의 정치적 불안정성이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석유 매장량을 늘리고 다른 지역에서의 생산량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이와 같은 상황은 에너지 전환을 더욱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Leave a Comment